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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못 맡는 증상 뒤 편두통 위험 19%↑…“코로나 이전에도 연관”

당뇨병·비만·고혈압 등 대사 위험요인 보정 후에도 연관성 유지

“인과관계는 미확인…지속되는 후각장애와 반복성 두통 함께 살펴야”



당뇨병·비만·고혈압 등 대사 위험요인 보정 후에도 연관성 유지

“인과관계는 미확인…지속되는 후각장애와 반복성 두통 함께 살펴야”


냄새를 맡지 못하는 후각장애가 단순한 코 질환이나 코로나19 후유증을 넘어, 향후 편두통 발생 가능성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조재훈 교수 연구팀은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과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후각 상실 진단을 받은 성인의 편두통 발생 위험이 후각장애가 없는 사람보다 1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 후각장애와 편두통 사이에 연관성이 존재했는지를 국내 성인 340만여 명의 자료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미국두통학회 공식 학술지인 국제학술지 ‘Headache’에 게재됐다. 국제학술지 ‘Headache’ 원문


후각장애군 편두통 발생률, 1000인년당 21.85명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약 423만 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기존에 편두통을 진단받았거나 건강검진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사람은 제외했다.


최종 분석 대상자는 총 343만5193명이었다. 이 가운데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후각 상실을 진단받은 8270명을 후각장애군으로, 나머지 342만6923명을 대조군으로 분류했다. 이후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새롭게 발생한 편두통을 추적했다.


추적 기간 편두통 발생률은 후각장애군에서 1000인년당 21.85명, 대조군에서 16.47명으로 집계됐다. 단순 발생률 차이는 1000인년당 5.38명이었다.


연령과 성별뿐 아니라 체질량지수, 흡연, 음주, 운동 여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신장 기능 등 편두통과 후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에도 후각장애군의 편두통 발생 위험은 대조군보다 19% 높았다. 조정 위험비는 1.19였으며, 95% 신뢰구간은 1.13~1.25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사망이나 이주 등으로 편두통 발생 전에 추적관찰이 중단될 가능성까지 반영한 경쟁위험 분석에서도 위험비는 1.20으로 비슷했다. 연령, 성별, 비만도, 흡연·음주 여부와 동반질환에 따른 하위집단 분석에서도 연관성은 일관되게 관찰됐다. 건국대병원 공식 연구자료


당뇨병 등 대사질환만으로 설명되지 않은 연관성


당뇨병 환자에게 이번 연구가 주목되는 이유는 후각 기능 저하가 당뇨병,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혈관 위험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팀이 이러한 요인을 모두 보정한 이후에도 후각장애와 편두통 사이의 연관성이 유지됐다. 이는 관찰된 위험 증가가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동반질환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결과가 당뇨병 환자에게서 편두통 위험이 특별히 더 크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후각장애가 있는 사람 100명 중 19명에게 편두통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뜻도 아니다. ‘위험 19% 증가’는 대조군과 비교한 상대적 위험을 나타낸 수치로, 개인의 실제 발생 가능성은 연령과 성별, 병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후각신경과 삼차신경의 연결이 단서


연구팀은 후각 정보를 전달하는 후각신경계와 얼굴의 통증·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계의 상호작용을 가능한 설명으로 제시했다.


편두통은 삼차신경혈관계가 활성화되면서 통증 관련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고 뇌막 혈관과 통증 회로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코 안에서는 후각신경과 삼차신경이 해부학적·기능적으로 밀접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후각 기능이 손상되면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계의 균형이 달라지고, 이 변화가 일부 환자에서 편두통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연구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생물학적 가설로, 구체적인 작동 기전은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후각장애가 편두통을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냐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이용한 후향적 관찰연구다. 대규모 인구를 장기간 추적했다는 장점이 있지만, 후각검사로 모든 참여자의 기능을 직접 측정한 연구는 아니다.


후각장애와 편두통 모두 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기록을 기준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은 사람은 포함되지 않았을 수 있다. 후각장애의 원인과 중증도, 지속 기간, 편두통의 세부 유형까지 충분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결과만으로 후각장애가 편두통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 없다. 두 질환에 공통으로 관여하는 신경계 이상이나 연구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속되는 후각 저하와 반복성 두통, 함께 평가해야


후각장애는 비염이나 부비동염, 바이러스 감염, 약물, 외상, 노화 및 일부 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냄새를 맡는 능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후각 저하와 함께 반복되는 박동성 두통, 빛이나 소리에 대한 과민반응, 메스꺼움 등이 새롭게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적 원인과 편두통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후각장애를 편두통의 확정적인 예측검사로 사용할 근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료 과정에서 후각 변화와 두통 증상을 서로 별개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함께 문진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있다.


당뇨병을 비롯한 만성질환 환자에서도 혈당과 혈압 같은 수치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후각 변화나 반복되는 두통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감각·신경계 증상까지 통합적으로 살피는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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