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태성 고혈압은 복수의 원인이 복잡하게 연관되어 발생한다고 하는데, 고혈압을 일으키는 주범은 거두절미하고 말하면 교감신경의 과도한 긴장이다. 교감신경을 긴장시키는 원인은 스트레스와 노화다. 

  걱정이나 고민거리가 있거나, 과도한 업무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심신에 미치는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긴장시켜 혈압을 높인다. 스트레스성 고혈압이다.

  다른 한편 노화에 의한 교감신경의 과도한 긴장은 생리현상으로 볼 수 있다. 나이를 먹으면 체내의 산화가 진행되고, 나이를 더 먹으면 정도의 차는 있겠으나 교감신경 긴장형이 된다.

  "저희 남편은 나이를 먹을수록 완고해지고 성질만 늘었어요." 라고 탄식하는 아내가 있는데, 이 또한 교감신경이 우위에 놓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교감신경이 만성적으로 긴장하게 되면, 혈압상승과 관련한 레닌-안기오텐신계가 활발해져 혈압이 올라간다.

  이것을 레닌계 의존성 고혈압이라고 부른다. 본태성 고혈압 중에는 30퍼센트 정도가 '스트레스성' 이고, 나머지 70퍼센트가 '레닌 의존성' 이다.

  치료는 각각의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① 스트레스성 고혈압

  스트레성 고혈압이라면 혈압강하제는 필요 없다. 자율신경 면역요법으로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면 말끔히 혈압이 내려간다. 물론 환자가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오도록 생활을 개선하는 일이 전제되어야 한다.

  "혈압이 오르는 건 스트레스 탓입니다. 우선 스트레스를 줄여보세요." "집까지 일을 가지고 가지는 마세요. 그리고 좀 쉬세요." "요즘 기분 전환을 위해 뭔가를 하고 있습니까?" 라는 이야기를 환자에게 해서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를 감지하도록 한다.

  ② 레닌 의존성 고혈압

  레닌 의존성 고혈압도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기본적인 치료는 침, 자율신경 면역요법, 한방, 혈압을 내리는 식생활과 생활지도다. 

  식품에는 레닌을 줄이는 작용이 있는 것이 많다(아래표 참조). 환자에게는 메밀이나 가지, 토마토, 호박, 배추, 청국장 등을 열심히 먹게 한다. 삼백초나 녹차도 늘 곁에 두고 마시면 효과가 있다.

  다만 레닌은 매우 강한 호르몬으로 기본 치료에 의한 부교감신경의 자극만으로는 좀처럼 억제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환자의 최대혈압이 200~220mmHg에 이를 때에는 현대의약품을 써서 혈압을 어느 정도 내려야 한다. 혈압이 200mmHg대의 사람은 배변 시 배에 힘을 주는 순간 혈앏이 280mmHg 정도까지 올라가며, 고령자는 뇌경색을 일으킬 우려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써온 강압제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긴장시키는 약이 대부분이었다. 칼슘 길항제나 β차단제는 사용하는 동안에 점점 교감신경을 긴장시킨다. 이런 약은 혈압을 내리더라도 근본적인 치료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레닌-안기오텐신계에 작용해서 혈압을 내리는 ACE저해약( '타나트릴' '노바로크' 등)이나 ARB( '뉴로탄' '브로프레스' 등)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작용이 있으며, 과립구를 늘리거나 림프구를 줄이지 않는다.

  ACE저해약은 안기오텐신Ⅰ이 안기오텐신Ⅱ로 변환하는 것을 방해하여 혈압 상승을 막는다. 한편 ARB는 안기오텐신Ⅱ가 효력을 내기 위해 필요한 수용체의 움직임을 둔화시켜 안기오텐신만을 작용하도록 하지 않는 약이다.

  나는 어느 정도 혈압이 내려갈 때까지 기본 치료에 ACE저해약과 ARB를 포함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