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굿즈 말고
MZ디깅러 과몰입 유발하는 ‘넥스트 굿즈’
바야흐로 굿즈의 시대다. 가방의 키링부터 티셔츠, 술잔, 포토카드, 캠핑 체어 등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품목이 굿즈로 등장한다. 도서, 식품, 게임, 패션, 금융 등 대다수의 산업에서 굿즈를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일부 굿즈 가운데는 오픈런, 품절대란 등을 유발하며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런데 다양한 굿즈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보니 오히려 ‘좋은 굿즈 찾기’가 더욱 요원해 지는 면이 있다. 혹시 예쁜 디자인, 유용한 기능, 특별한 의미 등을 두루 갖춰 소장하기에도, 선물하기에도 적합한 굿즈를 찾고 있다면 다음의 3가지 브랜드를 주목해 보자.
(▲중증희귀질환 환아들의 그림으로 제작한 <민들레마음>의 지비츠와 골프공)
첫 번째로 소개할 <민들레마음>은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들의 그림으로 다양한 굿즈를 제작하는 소셜벤처이다. 그간 어린이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손유린 대표는 아픈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자 서울시립대학교 재학생 5명을 모아 <민들레마음>을 열었다. <민들레마음>은 어린이병원을 찾아가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교감하는 ‘상상나라 그림교실’을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그려진 환아들의 그림이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어엿한 캐릭터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캐릭터만도 토토, 봉구, 파리, 바바, 콩이, 꼬물로 다양하다. 알록달록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키링, 배지, 마그넷, 클립펜, 그립톡, 엽서, 메모지, 노트, 스티커 등 다양한 팬시 용품으로 제작, 판매된다. 아울러, 글로벌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어도비와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새마을금고와 ‘MG희망나눔 금융교실’ 기념품을 만드는 등 유수 기업들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벤처의 설립 취지에 맞게 판매 수익금은 대부분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와 가족들을 위해 사용된다. 병동생활 개선을 위해 쓰이기도 하고 환아들에게 분기마다 놀이키트를 선물하기도 하며 생소하지만 꼭 필요한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를 알릴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란 위중한 질환을 가진 환아와 가족들이 치료 과정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제공되는 돌봄 치료를 뜻한다.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서비스지만 시설과 재원이 부족해 대중적인 관심과 환기가 필요한 상황. 이처럼 <민들레마음>은 그림을 통해 환아들에게 삶의 희망과 존재가치에 대한 믿음을 주는 한편, 고객에겐 예쁘고 의미 넘치는 굿즈를 제공하며 선 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아트샵에 입점한 <핀어웨이큰>의 합스부르크 특별전 굿즈)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는 유기견 후원 프로젝트 ‘우주개 라이카’)
MZ에게 하나의 문화이자 유흥으로 자리잡은 미술&공연과 관련해 늘 ‘소장각’ 굿즈를 선보이는
<핀어웨이큰>도 주목할 만한 브랜드다. <핀어웨이큰>은 문화 콘텐츠의 장르와 미디어를 넘나들며 다양한 굿즈를 선보여온 디자인 스튜디오로, 특히 키링, 마그넷 등 금속 펜던트 상품에 전문성이 있다. 팀원이 모두 디자이너로 구성되어, 작품 원작을 단순히 인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재해석하고 그에 어울리는 소재와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 강점이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앙리마티스 특별전’을 비롯해 롯데뮤지엄의 ‘장미쉘바스키아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의 ‘합스부르크 특별전’까지 굵직굵직한 전시에서 상품의 기획과 운영을 맡아왔다. 뿐만 아니라 ‘영웅’ ‘데스노트’ ‘킹키부츠’ 등 연 평균 40편 이상의 뮤지컬 굿즈 제작을 소화하며 전문 기업으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그간 제작했던 굿즈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하나같이 원작의 감동과 여운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어 작품 못지 않게 눈길을 끈다. 앙리마티스 특유의 ‘식물’을 모티브로 제작한 키링이며 쿠션, 비틀즈의 ‘애비로드(Abbey Road)’를 그대로 옮긴 마그네틱, 유에민쥔의 심볼 ‘웃는 얼굴’이 새겨진 머그컵과 에코백 등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아이템이 구매욕을 자극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핀앤모어’라는 온라인 쇼핑몰 및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기업 고객을 넘어 일반 고객과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4월부터 홍대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그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아름답고 퀄리티 높은 굿즈를 선보이겠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굿즈를 활용한 후원금 모금 펀딩, 소규모 디자인 브랜드와의 협업, 중고 뱃지 리사이클 등 사회적 기여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핀어웨이큰의 다채로운 행보가 기대된다.
(▲<마운틴듀오>의 2030 하이킹 플랫폼 ’오늘등산’과 친환경 하이킹 브랜드 ‘엠티디’의 100대 명산 하이킹 트래커)
등산을 좋아한다면 관심이 확 기울어질 만한 굿즈도 있다. 우리의 등산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브랜드, 엠티디(mt.d)를 운영하는 <마운틴듀오>에서는 ‘아재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힙하고 세련된 웰메이드 등산 굿즈를 출시해 MZ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의 ‘정상석’을 한데 모은 ‘정상석 모음집’ 포스터는 국내 최초로 제작되어, 완판에 완판을 거듭하며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정상석 스티커를 붙이는 형태로 발전되어 등산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며 등산에 대한 열정과 재미를 더욱 느낄 수 있다. 서울&경기 명산, 국립공원 등으로 구분해 목적에 맞게 구입하기도 좋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등산 양말, 손수건 등의 제품이지만 디테일을 보면 그 세심함에 공감이 간다. 등산 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발가락 등산양말을 개발하여 등산 후 물집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등산인들 사이에서 필수품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그 밖에도 산신령 인센스 홀더, 등산 손수건, 초경량 접이식 등산 방석 등 즐겁고 쾌적한 등산 라이프를 돕는 제품이 다양하다. 100% 분해되는 친환경 비닐, 사탕수수섬유로 만든 종이 등을 포장에 활용하고 매출의 1%는 산림에 기부를 하는 등 친환경적인 경영으로 브랜드 호감도를 높여가고 있는 중. 최근엔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등산 서비스 ‘오늘등산’을 오픈해 유저들과도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국 산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가 하면 난이도, 루트, 교통정보, 스타일, 맛집, 숙소까지 등산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기대감을 높인다. 프로 등산러부터 초심자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다양한 서비스로 시장을 개척해 가는 만큼, 앞으로 마운틴듀오가 MZ 등산의 대표 브랜드로 우뚝 설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