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등록 2025.06.12 11: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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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김재진

 

절망이 내게 문자를 보낸다.

나는 절망의 메시지를 읽는다.

불안이 내게 문자를 보낸다.

나는 불안이 보낸 메시지를 읽는다.

읽고 버린다.

그대의 암은 그대의 두려움이 그대에게 보낸 문자.

그대의 모든 상처와 그대의 모든 병은

그대의 소외와 그대의 공포가 그대에게 보낸 문자.

그들이 보낸 메시지를 우리는 해독할 수 없다.

기쁨과 고통이 함께 우리의 동반자지만

우리는 그들의 동행을 이해할 수 없다.

상처와 치유가 함께 우리의 동반자지만

우리는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2013)

 

청진기를 빌리지 않아도 들을 수 있어야 하는 몸의 소리,

몸을 가누기 전까지는 엄마가 대신 들어 주던 몸의 소리를

우리는 어떨 때 듣게 되는가!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있고부터 몸의 하는 말을 방해하는 요소를 양산하며 사는 우리에게 고통은 언제나 후회보다 앞서서 온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지인들 문자 메시지에는 즉각 반응하면서

내 몸이 보내는 메시지는 왜 흘려 버리게 되는가!

우리의 눈과 귀를 홀리게 하는 그 무엇도 검은 암벽 앞에서는

한낱 잎새에 지나지 않음을 미리 알았다 한들

달콤한 욕망을 제쳐두고 몸이 하는 말을 듣기란 쉽지 않기에

치유의 시간보다 고통의 시간이 길어도 할 말이 없다.

위치가 바뀌면 풍광이 바뀌고 풍광이 바뀌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한적한 시골 여행을 떠나보자

노인들만 남은 동네 어귀에 느티나무 그늘이 당신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지 모른다.

 

 

 

안성우

 

시인/경제학박사

한라엠앤디 대표이사

유한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 엮임

계간 인간과 문학등단

시집 가면의 시대

에세이 5무 인생의 평범한 성공

관리자 기자 hchna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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