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가운데 비만인 사람은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 않다.

  • 등록 2023.06.23 22: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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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이 생기는 것도 과식이나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어 식사요법은 치료의 기본 중의 기본으롤 되어 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 가운데 비만인 사람은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일률적으로 식사제한을 하라고 하는 것일까. 이것은 미국의학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의학은 치료나 진단기준에 관해서 그 대부분을 미국 의학의 데이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열심히 연구하는 전문가일수록 미국의 의학논문을 꼼꼼히 챙겨 읽고 그것을 임상에 반영시키려 한다. 결과적으로 일본인에게 맞지 않는 치료법이나 진단 기준이 만들어지고 만다.


  일본인과 미국인은 체격 한 가지만 보아도 큰 차이가 있다. 비만을 판정하는 기준이 BMI(체격지수=체중<kg>을 신장<m>으로 2회 나누어 산출)로 말한다면, 일본에서는 '25' 가 비만이지만, 미국인은 '30' 이 비만이다. 신장 160cm인 사람을 대상으로 비교해 보면, 일본인은 64kg, 미국인은 대강 77kg이 비만이라고 판정된다. 이처럼 느슨한 기준으로도 성인 3명 가운데 1명이 비만이다. 일본인과 비만의 차원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미국인 당뇨병 환자는 씨름선수 같은 거구들뿐이다. 이 사람들은 확실히 식사제한이 필요하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자율신경의 균형도 일본인과 미국인은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인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 있게 작용하는 '중용' 상태이고 미국인은 부교감신경이 과도하게 우위를 차지하는 '과잉 이완' 상태이다.


  미국인의 조상은 유럽 대륙의 극심한 추위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에 적응하기 위해 음식을 많이 먹어 지방을 축적하며 살아왔다. 그렇게 살았던 그들이 따뜻한 미국 대륙으로 이주해 추위의 위협에서 해방되자 자율신경의 균형은 부교감신경으로 크게 기울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백인은 혈압이 낮고, 변을 보는 횟수가 하루에 4~5회, 림프구는 과다인 과잉 이완 상태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비만치료에 진통제 '아스피린' 을 사용한다. 아스피린으로 교감신경을 긴장시켜 몸의 대사작용(체내에서의 이용과 배출)이 활발해 지도록 해서, 에너지 소비를 촉진시켜 마르게 하려는 것이다. 과잉 이완 상태인 미국인은 아스피린을 써서 교감신경을 자극해도 교감신경이 과도한 긴장상태에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율신경의 균형이 중용에 접근할 정도이다. 몸 상태가 이렇기 때문에 식사제한을 해서 교감신경을 긴장시켜도 무리가 될 정도로 힘이 빠지지 않는다.


  만일 일본인에게 그와 같이 아스피린으로 비만을 치료한다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긴장되어 몸이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이다. 식사제한으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의 영향 정도도 일본과 미국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미국인의 치료법을 일본인에게 쓰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일본인 환자 가운데 살이 차서 넘칠 정도인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약간 뚱뚱하다고 할 만한 사람들은 많이 있지만 이 사람들은 식사를 통해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사람들이고 진정한 병의 원인은 만성적인 교감신경 긴장이다. 미국인의 당뇨병 원인이 비만이라면, 일본인의 당뇨병 원인은 너무 열심히 일해서 생긴 스트레스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생각한다.


  당뇨병은 포도당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인슐린이 부족하다거나 그 기능이 나빠졌기 때문에 혈액 중의 포도당이 높아지거나 하는 병이다. 


  스트레스가 당뇨병을 일으키는 구조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긴장하면 카테콜아민(노르아드레날린, 아드레날린 등)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데, 이것에는 포도당의 생성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혈당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또한 교감신경 긴장상태가 되면 부교감신경이 억제되기 때문에 세포의 배설·분비 능력이 저하되어 인슐린 분비가 억제 당한다. 과립구도 증가하고 활성산소의 생산량도 늘어난다. 이로 인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랑게르한스섬이 파괴된다. 그 결과 인슐린의 분비능력은 더욱 떨어진다. 이렇게 이중삼중의 손상이 가해져 당뇨병이 발생한다.


  혈당치를 낮추기 위해 술포닐 요소나 인슐린 주사 등의 약물치료를 행한다. 그러나 이 약들은 당뇨병을 근본부터 치료하지는 못한다.


  약은 몸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물질이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에 대한 반응' 이 일어난다.


  싫어하는 것에 대한 반응을 관장하는 것은 부교감신경이기 때문에 얼마간 부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인해 인슐린의 분비도 촉진되어 혈당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몸이 약에 익숙해지면 반사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다시 인슐린의 분비가 저하되어 혈당치는 원래대로 돌아가 버린다. 또한 비만이 아닌 사람에게 식사제한을 하면 공복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 교감신경이 더욱 긴장되고 당뇨병은 악화될 뿐이다. 당뇨병을 치유로 이끌려면 약에 의존하지 말고, 일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음식을 여유롭게 음미하며 먹는 게 좋다. 이것을 통해 교감신경 긴장상태가 개선되고, 혈당치도 서서히 내려갈 것이다. 

남형철 기자 hch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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