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사회경제학

  • 등록 2023.08.04 15: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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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사회에서는 저소득층일수록 비만 많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조금은 통통한 듯한 체형이 전통적 기준에서 이상적인 여인상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 젊은 세대들 사이에 그러한 체형을 전형적인 미인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비만은 고사하고 신체 어느한 부위만 통통해도 미인이 될 수 없다. 과거 한때 통통하고 둥근 얼굴과 건강해 보이는 몸매가 부와 명예, 미와 부러움의 상징이었던 것이 오늘날에는 홀쭉한 얼굴과 깡마른 몸매가 상류사회 특권층 여성의 상징이 된 것이다.


  남성의 경우는 여성만큼 이상형의 기준이 180도로 바뀌지는 않았지만, 오늘날 복부비만을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여기는 사람은 과거만큼 흔치 않다.


  날씬하게 세상에서 살아남기

  최근의 연구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이제 어엿한 중견 산업국이라는 증거가 체형 분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즉 고소득과 고학력을 특징으로 하는 상류층보다 하류계층의 비만율이 더 높게 나타나며, 이러한 현상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먹고사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저개발, 빈곤 국가에서는 불과 한 세대 전 우리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상류층일수록 비만도가 높다.


  이와 같이 산업사회에서 사회 계층과 비만도가 상호 역상관 관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특히 여성들의 미의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가설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과 활동이 증가하면서 여성의 가치와 역할 및 미의 기준이 바뀌고 한편으로는 이를 더욱 더 부추기는 상업 전략으로 인해 상류 계층일수록 다이어트에 대한 압력을 더 많이 받게 되었으며, 또한 상류 계층일수록 더 많은 시간과 돈과 능력을 투자하여 더 효과적으로 체중 조절을 하기 때문에 비만도가 더 낮다는 것이다.


  둘째, 노동의 기계화로 인해 하류 계층에서도 고강도의 노동 활동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라는 가설이다. 그런데도 일반적으로 고칼로리 고영양 식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아, 하류 계층이라 해도 일정한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결과 섭취량은 늘고 소모량은 줄어 비만도가 높아지게 되었다. 이에 반해 상류 계층은 여가 활동이 증가하였고 여가 시간 동안 상대적으로 값싼 에너지 섭취(먹기)보다는 값비싼 에너지 소모 활동(운동)을 하게 되었다. 즉 상류층일수록 더 많이 더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비만도가 더 낮다는 것이다.


  셋째, 비만이 사회겨제적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다. 사회적으로 비만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과 증대되는 다이어트 압력으로 인해 비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회경제적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날씬할수록 더 좋은 직업이나 더 유리한 위치에 선택될 가능성이 높고, 더 많은 수입을 보장받을 가능성도 크다. 즉 비만할수록 상류층이 되거나 그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관리자 기자 pgjin546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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