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먹은 당, 사실은 지방이다?

  • 등록 2024.03.22 21: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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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먹은 당, 사실은 지방이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박정하


지방간과 내장지방 등 지방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질환들은 탄수화물 과잉섭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외래에 방문하는 환자들 중 “나는 고기를 안 좋아해서 돼지비계도 안 먹고, 지방도 잘 안 먹고, 밀가루 음식과 쌀밥은 참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중년의 성인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을 검사했을 때 지방간, 내장비만이 발견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환자들은 진단을 듣고 놀라며 억울해 하지만, 실은 이것은 당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저장되는지 기전을 생각한다면 놀랄 일이 아니다.


당, 당, 당!


당류는 탄수화물이라고도 부르며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3대영양소 중 하나이다. 당류는 크게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로 나뉘어진다. 다당류(polysaccharide)는 여러 개의 단당류 분자가 결합하여 형성된 것으로 녹말, 글리코겐, 셀룰로스 등이 있다. 이당류(disaccharide)는 두 개의 단당류 분자가 결합한 형태로 설탕, 맥아당, 유당 등이 여기에 속한다. 단당류(monosaccharide)는 단맛을 가진 당분 분자로서 가장 단순한 형태로 포도당, 과당, 젖당(갈락토스) 등이 포함된다. 다당류와 이당류는 몸에서 소화과정을 거친 뒤 단당류로 흡수가 되고, 단당류는 그대로 흡수가 된다. 단당류 중 포도당은 뇌를 포함한 주요 장기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며, 그 외 당류 역시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당이 글리코겐으로, 지방으로?


문제는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남은 당은 글리코겐으로 합성되어 간, 근육 등에 저장된다는 점이다. 글리코겐은 다당류의 일종으로 격렬한 운동을 할 때에는 에너지원으로 바로 사용된다. 그래서 일부 고강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글리코겐의 이 특성을 이용해 운동 전에 일부러 고탄수화물 식이를 하여 글리코겐을 몸에 많이 비축해 놓고 고강도의 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일반인에 그대로 적용하면 안될 방법이다. 왜냐하면 글리코겐은 우리 몸에서 약 600g정도까지만 저장이 되고 그 이상으로 과도하게 당류를 섭취한 경우에는 당류가 바로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만약 과도한 양의 당류를 섭취하여 체내 글리코겐이 저장이 되어 있는 상태인데 운동을 하지 않으면 간과 근육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이 약 2주 후 지방으로 전환되어 버린다. 지방은 글리코겐에 비해 즉각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는 어렵고, 지방산으로 분해가 되어야 겨우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방은 장기간 저장되기에 용이한 에너지원이다. 지방이 글리코겐에 비해 차지하는 공간도 적고, 질량 대비 더 많은 에너지를 내기 때문에 (1g 당 열량: 탄수화물 4kcal, 지방 9kcal) 몸이 효율적으로 에너지원을 저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먹은 열량이 배출되지 않고 오히려 분해가 잘 되지 않는 형태로 몸에 축적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되어 몸에 불필요한 체지방과 군살이 늘어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먹은 당이 과도한 경우 체내에 지방이 저장되어 버린다. 따라서 당을 먹을 때에는 적당량만 먹어야 한다. 하루 섭취 권장 열량은 나이, 성별, 체중, 하루 활동량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나 보통 성인 기준 남성은 2300 kcal/일, 여성은 2000 kcal/일 정도이고, 전체 열량 중 55-65%를 탄수화물 섭취를 통해 얻는 것을 권장한다. 쌀밥 한 공기 (210g), 국수 1인분 (90g), 식빵 한 쪽 (35g)이 약 300 kcal이므로 하루 세 끼 밥 한공기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는 반찬들과 야채 반찬을 섭취하면 하루에 필요한 당류 섭취는 충족된다. 그 이상으로 과도하게 당을 섭취하는 경우 섭취한 당이 체지방으로 쌓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당류는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고, 그렇기 때문에 과잉섭취하기 쉽다.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적당량의 당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고, 만약 당류를 과잉 섭취하는 일이 생긴다면 조기에 운동을 열심히 해서 당류가 지방으로 저장되는 것을 막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한비만학회 교육위원회


이수진 기자 cheesescho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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