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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한 번에 뼈가 부러진다, 골다공증


70대 중반의 여자 환자분이 허리와 등 부위의 갑작스런 통증으로 내원하였다.

  "평소에 무릎은 아팠지만, 허리는 전혀 안 아팠거든요. 어디서 넘어진 적도 없고, 세게 부딪친 적도 없는데 갑자기 허리가 이렇게 아프네요."

  낙상하거나 미끄러지는 등 외상의 병력이 없다는 말에 고령에 따른 단순 요추 염좌나 근육통으로 생각되었다.

  "물리치료 받으시고 진통소염제, 근이완제를 처방해 드릴 테니 복용하세요."

  환자는 약 일주일간 꾸준히 치료했다.

  "좀 어떠세요?"

  "선생님, 이게 계속 아파요. 일주일 전보다 더 아파요."

  더 아프다는 호소에 뒤늦게 엑스선 검사를 해보니 요추 1번 뼈의 압박골절이 관찰되었다. 외상없이 골절이 생기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환자에게 좀 더 자세하게 병력에 관해 물어보았다.

  "특별한 일은 없었는데···. 아, 허리가 아프기 전날 무거운 이불을 장 위에 올려놓는데 허리가 잠깐 아팠어요."

  심각한 골다공증이 의심되었다. 바로 골밀도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T-점수가 -4.0으로 매우 심한 골다공증이 있는 상태였다. 상급병원으로 전원하여 의료용 시멘트를 이용한 척추체성형술을 시행한 후에야 증상이 개선되었다.


  다치지 않고 허리를 구부리거나 기침과 같은 가벼운 신체 활동에 의해서도 골절이 되는 병이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로는 통증이 없으나 뼈의 퇴행성 변화로 뼈의 기질과 무기질이 감소하고 미세구조가 손상되어 골절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태가 되는 골 질환으로 정의할 수 있다.

  진료실에 오는 많은 환자가 허리, 무릎, 어깨 등 여기저기 아프니 자신이 골다공증이 아니냐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통증은 아니고 각각의 부위에 개별 질환이 생겨 아픈 것으로 골다공증 자체로 인한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뼈는 계속 신생 뼈가 생기고 오래된 뼈는 흡수되어 없어지는 일종의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10년이 지나면 완전히 새로운 뼈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은 조골세포(Osteoblast)와 파골세포(Osteoclast)에 의해 일어난다. 최근 사용 중인 골다공증 치료제들이 이러한 과정을 조절해서 골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쓰이고 있다.

  뼈는 보통 30대에 최대 골량을 보이다가 40대 이후 차차 골밀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젊은 때 자신이 가졌던 최대 골량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칼슘과 비타민D,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근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체중 부하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적절히 할 것을 권유한다.

  골다공증은 유전적인 성향이 있어 어머니가 골다공증이 있으면 더 잘생기며 조기폐경, 스테로이드 약물의 장기 복용, 마른 체형, 커피나 차를 4잔 이상 마시는 습관, 알코올 과다 섭취,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이 있을 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마른 체형의 사람이 골다공증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젊어서 심한 다이어트로 영양이 결핍되면, 나이가 들어서도 골다공증을 예약해 놓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다이어트를 할 때는 반드시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며 운동을 하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실천하기를 바란다.

  WHO에서 여성은 65새 이상, 남성은 70세 이상이면 골다공증 검사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골절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골다공증 골절의 과거력이 있으면 그 전이라도 검사해야 한다. 골다공증의 진단은 보통 DEXA라는 장비를 이용하며 'T-점수'라는 기준 점수로 진단하다. 이때 T-점수가 '-1.0 이상'이면 정상이고 '-1.0~-2.5'면 골감소증, '-2.5 이하'이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골감소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예방적 차원으로 처방을 한다. 보통 칼슘과 비타민D 복용과 함께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이조절을 교육한다.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는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므로 비스포스포네이트제제(BSP), 여성호르몬유도체(SERM) 등의 골흡수억제제를 주로 치료제로 사용한다.




  각각의 약제는 환자의 상태와 여건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거나 현재는 80% 정도로 대부분의 환자가 BSP제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 약제는 먹을 수 있는 경구제와 주사제가 있는데 그 효과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은 최소 3년 이상 꾸준히 사용하면 최대 15% 이상 골량의 증가와 50% 정도 골절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4~5년 이상 장기간 투여 시 드물지만 턱뼈의 괴사나 비전형적 대퇴골 골절이 보고되고 있어 휴약기간을 두는 등의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구제의 경우 약제에 따라 주 1회 요법, 월 1회 요법이 있다. 이 약은 장에서 흡수율이 낮아 반드시 공복으로 복용하게 하고 200cc이상 충분한 물을 섭취하게 해야 한다. 복용 후 바로 누우면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으니 복용 후 1시간 정도는 누워 있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다.

  위장 장애나 흡수에 문제가 있을 경우 주사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3개월 1회 또는 1년 1회 요법 등이 있으며 최근에 BSP제제와는 다른 기전으로 파골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6개월 1회 주사제인 데노수맵 등이 새로 소개되어 환자에게 쓰이고 있다.

  골다공증이 무증상의 소리 없이 진행되는 뼈의 퇴행성 변화이나 골절의 위험성을 높여 특히 대퇴골 골절의 경우 1년 이내에 사망률이 20%가 넘을 정도로 심각한 치사율을 보인다. 사망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환자의 삶의 질을 최악으로 떨어뜨려 환자와 가족 모두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수반하는 질환이다.

  골밀도 검사 권장 나이거나 골다공증 관련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미리 검사하여 예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의사와 상담하여 자신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고 치료받아야 한다. 또한 밤에 너무 어둡게 하지 않고, 문턱을 낮추는 등 주변에 넘어져 다칠 수 있는 환경을 바꾸는 노력도 큰 예방법이다.

  최근 골대사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의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환자가 임의대로 치료를 중단한 것이며 그 수치가 무려 70%에 달한다고 한다. 약물 치료로 상당한 호전을 볼 수 있는 질환인 만큼 꾸준한 약물 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골다공증은 골절일 없으면 치료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침묵의 질환이고 고령의 환자들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치료를 위해 이미 여러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아 추가로 약을 복용하는 것에 매우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의사와 면밀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여 치료하면 골절의 위험성을 줄여 건강하고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노후에도 누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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