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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봉의 힐링여행(20) / 섬진강 봄꽃나들이

                     *송일봉의 힐링여행(20) / 섬진강 봄꽃나들이

                      

                             봄은 섬진강으로부터 온다

 

                                                               

                                                                                                                                    글과 사진 / 송일봉(여행작가)                                             

 

지금 남도 곳곳에서는 예년보다 빠르게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4대강가운데 하나인 섬진강에서도 봄꽃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봄은 섬진강으로부터 온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3월의 섬진강에서는 따사로운 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봄꽃뿐만 아니라 유유히 흐르는 물줄기, 유난히 반짝이는 백사장, 그리고 섬진강변의 푸른 대나무숲 등이 모두 봄빛을 담고 있다.

 


                                            섬진강 물줄기와 평사리 백사장

                                     

*본래 다사강이라 불리던 섬진강

섬진강은 전라북도 진안군의 데미샘에서 발원해서 임실, 남원, 곡성, 구례, 하동을 지나 광양의 망덕포구를 통해 남해로 흘러들어간다. 하지만 봄날의 섬진강하면 일반적으로 섬진강 하구의 구례, 하동, 광양을 떠올리게 한다. 이들 지역에서는 3월 초순과 중순 사이에 꽃망울을 터트리는 매화와 산수유꽃을 시작으로 4월 중순까지 벚꽃, 배꽃 등과 같은 화사한 봄꽃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섬진강의 본래 이름은 모래가 많은 강을 의미하는 다사강이었다. ‘다사강섬진강으로 이름이 바뀐 데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고려 우왕 때의 어느 날. 왜구들이 다사강 하구로부터 물밀 듯이 쳐들어오고 있었다.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한 고려의 군사들은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어디선가 수많은 두꺼비들이 나타나서는 한꺼번에 울어대기 시작했고, 처음 들어보는 소리에 놀란 왜구들은 모두 혼비백산해서 도망을 갔다고 한다. 이 같은 일이 있은 후부터 다사강은 한자로 두꺼비 섬자와 나루 진자를 써서 섬진강으로 불리게 되었다.



                                               구례 반곡마을의 산수유꽃길


*마을 전체가 노란색으로 물든 구례 산수유마을

섬진강 봄꽃나들이 명소 가운데 가장 먼저 찾아갈 곳은 구례 산수유마을이다. 산수유꽃은 매화와 함께 봄을 맞으면서 우리가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봄꽃이다. 특히 산수유꽃 수백 그루가 한데 어울려서 꽃동산을 이루는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구례군 산동면에 있는 산수유마을이다.

산수유마을 사람들은 봄에는 노란 산수유꽃, 가을에는 빨간 산수유 열매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노란꽃과 빨간 열매라는 특징 때문에 일찍이 추사 김정희 는 산수유를 가리켜서 황화홍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산수유꽃의 정취를 제대로 즐기려면 우선 산동면 깊숙한 곳에 있는 상위마을로 가야 한다. 상위마을의 계곡길과 돌담길을 따라 한 바퀴 돌다보면 자연스럽게 꽃길을 걷게 된다. 상위마을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산수유꽃을 보기 좋은 두번 째 명소는 상위마을 아래에 있는 반곡마을이다. 반곡마을에도 산수유꽃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상위마을 보다는 꽃구경을 하거나 사진을 찍기에 더 좋다. 노란 산수유꽃과 투박한 돌담. 그리고 돌담에 걸려있는 소박한 시화들은 반곡마을을 상징하는 봄풍경 가운데 하나다. 이처럼 소소한 풍경은 산수유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수성을 선물하고 있다.

반곡마을에서는 산수유 시인이라고 불리는 홍준경 시인의 집을 방문할 수도 있다. 홍준경 시인의 작품 가운데는 꽃이 피어서야 겨울이 간 걸 알았습니다 / 세월을 껴안고 고요가 산처럼 쌓인 집 / 고사길 산수유꽃담 정겹게 눈길 줍니다(중략)”로 시작되는 산수유꽃담이라는 시가 많이 알려져 있다.

 


                                                        하동 평사리 매화밭



                                       박경리문학관 내부


*소담스런 매화밭이 있는 하동 평사리

하동군 악양면에 있는 평사리는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마을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평사리의 야트막한 언덕에는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최참판댁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 최참판댁은 실제로 있었던 건물은 아니다. 소설 토지에 묘사된 내용을 근거로 해서 지은 한옥 건물이다.

소설가 박경리의 대표적인 소설인 토지1897년 한가위부터 1945815일까지. 우리나라의 농촌과 서울, 간도, 러시아 등에서 펼쳐지는 최씨 집안의 가족사를 그린 작품이다. 소설 토지의 마지막 문장은 외치고 외치며, 춤을 추고, 두 팔을 번쩍번쩍 쳐들며, 눈물을 흘리다가는 소리 내어 웃고, 푸른 하늘에는 실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으로 마침표를 찍고 있다.

평사리 최참판댁 근처에는 박경리문학관이 있다. 문학관 앞의 넓은 마당에는 책을 펼쳐든 소설가 박경리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문학관 안에는 소설가 박경리의 친필 원고, 직접 사용했던 돋보기, 그리고 빛바랜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지난 2016년에 개관한 박경리문학관의 여러 전시물 가운데서도 특히 오래된 재봉틀 한 대와 파란색 원피스 한 벌이 눈길을 끈다. 이 원피스는 소설가 박경리가 재봉틀을 이용해서 직접 만든 옷이기도 하다. 박경리문학관 앞마당에서는 소담스런 매화밭과 함께 넓은 평사리 들판, 섬진강 물줄기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박경리문학관에서 바라본 평사리 들판


*광양매화마을과 하동포구 아가씨노래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건너편에는 광양매화마을이 있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에 있는 광양매화마을은 섬진강 하구에서 가장 유명한 봄꽃나들이 명소다. 해마다 3월 초순이면 마을 뒷산 전체가 마치 흰 눈이 내린 것처럼 새하얀 매화들로 뒤덮이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섬진강을 찾아오고 있다.

광양매화마을의 입구인 섬진교에서 섬진강 하구쪽으로 6km쯤 떨어진 곳에는 하동포구공원이 있다. 옛 하동포구 자리에 조성된 이 공원에는 하동포구 아가씨 노래비가 세워져 있고, 노래비에는 쌍돛대 임을 싣~~/ 포구~로 들~~/ 섬진강 맑은~ 물에~ / 물새가 운다로 시작되는 하동포구 아가씨라는 노래가 새겨져 있다. 1972년에 발표한 하동포구 아가씨는 하동 출신의 작사가인 정두수 씨가 노랫말을 쓰고, 작곡가 박춘석 씨가 곡을 붙였다. 노래는 가수 하춘화 씨가 불렀다.


                                                           홍준경 시인과 필자


찾아가는 길 : 순천고속도로 구례화엄사나들목국도 19호선지리;산온천로구례 산수유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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