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봉의 힐링여행(6) / 경북 경주 남산

  • 등록 2023.07.07 16:36:04
크게보기

*송일봉의 힐링여행(6) / 경북 경주 남산

 

             신라 천년의 비밀 간직한 보물창고, 경주 남산

 



                              글과 사진 / 송일봉(여행작가)

 

경상북도 경주는 전체가 박물관이라 할 만큼 유서 깊은 유적지들이 많은 곳이다. 그 많은 명소 가운데 최근 들어 경주 남산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에 남산을 포함한 경주역사유적지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유적지가 되었다.

 

신라의 얼굴이라 불리는 영산

신라의 얼굴또는 경주의 영산이라 일컬어지는 남산(금오산, 해발 494m)은 신라 992년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본 곳이다. 박혁거세의 탄생설화와 관련이 있는 나정, 신라의 종말을 예고한 포석정 등이 남산 기슭에 터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포석정 근처에 있는 삼릉은 신라 8대 아달라이사금, 신라 53대 신덕왕, 신라 54대 경명왕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주변의 소나무 숲은 산책을 하기에도 좋지만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현재 남산자락에는 무려 150여 곳의 절터(암자 포함)120여 구의 석불, 96기의 석탑, 22기의 석등 등이 있어 그 자체가 훌륭한 답사여행지다.



남산의 참모습을 힘들이지 않고 빠른 시간에 답사할 요량이라면 삼릉골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명 부처님의 세계라 불릴 정도로 많은 불상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삼릉을 출발해 상선암까지 가는 동안 석조석가여래좌상, 마애관음보살상, 선각육존불, 석불좌상, 마애석가여래좌상 등 다양한 형태의 불상들을 만날 수 있다.



삼릉을 출발해서 가장 먼저 만나는 불상은 석조석가여래좌상이다. 머리 부분과 양손이 파손된 상태이지만 넓은 어깨와 당당한 자태, 뛰어난 조각미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가슴부분에 정교한 매듭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조성 시기는 8세기 후반으로 추정하고 있다. 1964년 발견되기 전에는 근처 계곡의 징검다리로 사용되기도 했었다.

 

삼릉골에서 만나는 몸짱 부처님

마애관음보살상은 극락에서 방금 내려온 듯 통통한 얼굴에 화사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왼손에는 관세음보살을 상징하는 정병을 느슨하게 잡고 있어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준다. 뒤에 있는 바위가 광배역할을 하고 있으며 가을철 해질 무렵이나 비온 다음 날 모습이 특히 아름답다. 평소에는 아래에서 위로 바라볼 때 더욱 밝은 미소를 감상할 수 있다. 조성 시기는 9세기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각육존불은 커다란 바위를 마치 도화지 삼아 가는 선으로 스케치하듯 조성되어 있다. 삼존불씩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른쪽의 주불은 앉아 계시는 석가여래좌상이고 왼쪽의 주불은 서 계시는 석가여래입상이다. 협시불은 반대로 오른쪽은 입상이고 왼쪽은 좌상이다. 왼쪽의 좌상은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공양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육존불 위에는 불상을 보호하는 닫집을 설치했던 흔적과 함께 물이 불상쪽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물끊기 홈이 남아있다. 조성 시기에 대한 기록이 없어 대략 통일신라 때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석불좌상은 일명 몸짱 부처님으로 불릴 정도로 당당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대좌와 몸체가 분리되어 있으며 2007~2008년 사이에 얼굴과 광배를 손질했다. 상선암 바로 위에는 남산에서 가장 키가 큰 좌불(높이 6m)인 마애석가여래좌상이 있다. 양각을 한 머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몸체 대부분이 선각으로 조성되어 있다.

 

‘5cm의 기적이라 불리는 열암곡 마애불

남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골이 깊고 바위들이 많아서 산행을 하기에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하지만 남산을 오를 경우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칠불암까지 가보는 것이 좋다. 남산의 동쪽 관문인 남산동 통일전을 출발해서 서출지, 오산골, 이영재 등을 거쳐 칠불암까지 가는데 약 2시간30~3시간이 소요된다. 칠불암이라는 이름은 암자 옆에 칠불이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 삼존불과 사방불로 이뤄진 칠불암 마애불상군은 신라 마애불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칠불암을 답사한 후에는 이영재를 거쳐 용장골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 구간에서는 380m의 거대한 하층 기단(?)을 가진 용장사지 3층석탑을 만날 수 있다.



남산 남쪽의 열암곡에는 이른바 ‘5cm의 기적이라 불리는 마애불이 발견 당시의 모습 그대로 엎드려 있다. 전체 무게가 약 70톤 정도로 추정되는 이 마애불은 20075월 우연히 발견돼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주인공이다. 만약 바닥면과 5cm의 여유가 없었다면 아마도 마애불의 예쁜 콧날과 얼굴은 완전히 박살나고 말았을 것이다.



 

찾아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국도 35호선남산 입

 

 

 

 

 

 

관리자 기자 pgjin5461@daum.net
Copyright dangnyoshinmun All rights reserved.




주소 :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로6길 9-1 1층(남가좌동) 등록번호: 서울, 아54751 | 등록일 : 2023-03-16 | 사업자 등록번호: 633-10-02957, | 통신판매업신고증:2023-서울서대문-0693호 | 건강식품:제2023-0088388, 의료기기:1674, 구매안전서비스이용확인증:41-2007-0018678(특허청) | 발행인 : 남형철 | 편집인 : 진필곤 | 전화번호 : 02-6381-3131 Copyright dangnyoshinmu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