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봉의 힐링여행(8) / 경북 안동 병산서원

  • 등록 2023.08.13 15: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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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봉의 힐링여행(8) / 경북 안동 병산서원

 

               ‘배롱나무꽃 필 무렵에 찾으면 좋은 곳, 병산서원

 

                                                                                                                  글과 사진 / 송일봉(여행작가)

 

경상북도 안동시를 대표하는 문화명소인 하회마을은 지난 2010년에 경주양동마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강물이 마을 전체를 휘감고 흐른다라고 해서 하회(河回)’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하회마을에는 풍산 류()씨의 종가인 양진당, 서애 류성룡의 생가인 충효당을 비롯해서 오래된 기와집과 초가집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유서 깊은 전통마을인 하회마을에서 병산서원까지는 유교문화길이 조성되어 있다. 4km 길이의 이 구간은 선비이야기길풍경소리이야기길로 구분되어 있다. 해마다 8월 중순이면 병산서원 주변은 온통 진분홍색 배롱나무꽃으로 뒤덮인다.

 

서애 류성룡을 배향하는 서원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과 깊은 관련이 있는 명소다. 고려 때 안동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이 병산서원의 효시다. 조선 선조 때인 1572년에 서애 류성룡이 지금의 자리로 옮겼고,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조선 선조 때인 1607년에 다시 지었다. 조선 광해군 때인 1613년에는 서애 류성룡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존덕사(尊德祠)를 짓고 위패를 모셨다. 현재는 류성룡의 셋째 아들인 류진의 위패도 함께 모시고 있다. 조선 철종 때인 1863년에 병산(屛山)’이라는 사액을 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애 류성룡은 조선 중종 때인 1542년에 외가인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에는 군관이었던 이순신을 천거해서 전라좌수사로 임명하게 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영의정 관직을 맡아서 국난을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이첨, 정인홍 등의 상소로 영의정에서 물러나 안동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임진왜란과 같은 난리를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징비록이라는 책을 저술했다. 현재 징비록은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


조선 시대 후기에는 전국에 958개의 서원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서원 가운데는 훌륭한 스승을 배향하고, 학문을 탐구하는본래의 취지를 무시한 채 군역회피와 탈세, 사조직 결성 등을 일삼는 서원들이 많았다. 이에 대원군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모든 서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부정이 의심되는 서원들에 대해 철폐령(1871)을 내린다. 이때 철폐를 당하지 않은 서원은 모두 47개였는데 병산서원도 그 가운데 하나다. 서원철폐령을 이겨 내고 지금까지 잘 보존된 병산서원은 현재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정읍 무성서원, 안동 도산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등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병산서원의 명물, 복례문


병산서원으로 들어가는 외삼문의 이름은 복례문(復禮門)’이다. 그런데 복례문의 형태가 조금 독특하다. 다른 서원들과는 달리 삼문이 아닌 외문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운데 있는 판문(외문) 양옆으로는 지붕이 있는 벽체가 있어서 이 문이 삼문임을 암시하고 있다.

복례문의 복례라는 이름은 자기를 낮추고 예()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이다라는 공자의 말에서 유래되었다. 공자는 일찍이 논어 안연편에서 제자 안연에게 인()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설명했다.

극기복례의 구체적인 실천항목인 사물(四勿)’로는 비례물시(非禮勿視, 예가 아니면 보지 마라), 비례물청(非禮勿聽, 예가 아니면 듣지 마라), 비례물언(非禮勿言,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마라), 비례물동(非禮勿動,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마라) 등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숙종실록)에는 복례는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이 된다라고도 기록되어 있다.

 

병산서원을 둘러싸고 있는 배롱나무꽃


병산서원은 건축학적으로도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아름답게 지어진 집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효율적인 부분만을 중시해서 너무 간결하게 지은 집이 다 좋은 것도 아니다. 용도에 따라, 격식에 따라, 자연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집이 좋은 집이다. 게다가 집 자체가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이 같은 기준으로 볼 때 병산서원은 여느 서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서원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병산서원은 낙동강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는 한적한 강변에 세워져 있어 조망이 좋다. 8월 중순에는 예쁜 여름꽃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서원 주변이 온통 진분홍색 배롱나무꽃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서애 류성룡도 생전에 배롱나무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병산서원 존덕사 앞에는 수령 약 400년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배롱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서애 류성룡의 셋째 아들인 류진이 존덕사를 건립할 당시에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배롱나무는 껍질이 스스로 벗겨지는 나무의 특성 때문에 여성들의 공간에는 잘 심지 않는다.

 

찾아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국도 34호선안동시 풍산읍지방도 916호선하회마을병산서원

 

관리자 기자 pgjin546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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