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임상적 고찰

  • 등록 2024.07.29 19: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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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 Diabetes and Alzheimer Disease

                                                                                     김 희 진 한양대학교의료원 신경과


알츠하이머병(Alzheimer disease)의 위험성과 당뇨병은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증가와 제2형 당뇨병의 위험성의 증가가 서로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실험적 연구 결과로 알려졌는데, 생체 내 당의 불균형은 혈관의 병리현상을 일으키고, 이것이 미세 혈류장애를 일으켜서 결과적으로 생체 내 병리현상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당뇨병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기본 병인인 아밀로이드 판(amyloid plaque, 이하AP), 신경섬유 농축체(neurofibrillary tangles, 이하 NFT)의 증가와 산화성 손상을 증가시킨다는 실험적 결과들이 위 두 질환이 연결 선상에 있다는 것에 대해 간접적인 증거가 되고 있다. 

또한 AP를 발생시키는 amyloid -derived diffusible ligands (ADDLs)와Reactiveadvancedglycation end products (RAGEs)도 고혈당 상태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높은 농도로 발견되고 있어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이 일종의 신경내분비(neuroendocrine) 장애라는 공동의 매커니즘을 가진 질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위 두 질환의 공통 병인 및 임상적 연관성에 대한 총체적인 고찰을 통해 조기 개입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제시하고자 한다.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임상적 고찰 

로테르담 연구는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임상적인 연관성에 대해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총 6,370 노년층을 대상으로 2.1년간 추적관찰 한 결과, 126명이 치매가 발생하였고 그 중 89명이 알츠하이머병으로 확진되었다.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된 환자군이 치매로 갈 위험도가 두배로 높았고 내당능장애가 있는 경우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 위험도가 네배로 높았다.

 

또한 미국 내 2,500명의 일본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는 인슐린으로 치료 받는 환자에서 증가하고 실제로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정상노년층에 비해 높지 않았고[4], 미네소타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연구는 당뇨병을 가진 남자가 당뇨병을 가지지 않은 군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의 상대 위험도가 2.3대 1.6으로 높았지만, 이런 경향이 여자에서는 뚜렷하지 않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주로 제2형 당뇨병과 관련된 역학 결과는 당뇨병과 연관된 비만, 대사증후군 등과 관련되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킨다는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증가된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지방축적, 공복혈당장애와 당뇨병은 잠재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를 높인다. 발티모어 코호트 연구에서 2,322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남자의 경우 30~45세에 체중이 증가한 사람과 30, 40, 45.7세에 BMI가 30 이상인 여자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높았다고 보고하여 체중 감량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 


제3형 당뇨: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개념

2005년에 Suzanne de la Monte는 알츠하이머병을 ‘제3형 당뇨’로 개념을 주장하였다. 알츠하이머병이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고, 인슐린 수용체에 대한 내성이 증가한다는 실험적 증거에 근거하여 인슐린 신호에 연관된 신경 내분비 질환의 일종이라고 하였다. 


이 개념은 45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사후 뇌 부검 결과 정상군에 비해 인슐린 수용체 수가 80%로 감소하였고, 인슐린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능력이 감소되어 있었다. 또한 인슐린이나, insulin-like growth factor (IGF-1, IGF-2)의 mRNA 농도도 감소되어 있었다[8,9]. 다른 치매 환자들에 비해 알츠하이머병환자들은 인슐린과 인슐린 수용체를 적게 가지고 있고, 인슐린 농도가 실제로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을 보였다. 


인슐린은 실제로 대뇌피질, 후각 망울(olfactory bulb), 해마, 소뇌와 시상하부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와 서로 결합하게 되는데 이 부위들은 뇌의 인지기능과 모두 관계가 있는 곳이다. 

초기 알츠하이머병환자나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는 정상 환자를 대상으로 인슐린을 비강 내 또는 정맥 내 투여를 하면 일정기간 후 인지기능의 향상을 보였다.


인슐린 신호와 인슐린저항성 

알츠하이머병의 중추신경계는 낮은 인슐린 농도와 인슐린저항성을 보이는데, 제2형 당뇨병은 중추 신경계 외에서는 높은 인슐린 농도와 인슐린저항성을 보인다. 결국 인슐린저항성과 고인슐린 혈증은 뇌 안의 인슐린을 감소시킨다. 여러 경로를 통해 인슐린은 기억 경로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뇌 안의 인슐린 수용체는 주로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지역에 있다. 인슐린은 학습과 장기기억에 관련한 신호경로를 활성화 시킨다. 

또한 학습과 기억에 필수적인 신경세포 생존과 에너지 대사, 뇌 가소성에도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인슐린의 다른 중요한 생체 내 역할 중 하나는 모든 세포에서 성장 인자(growth factor)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인슐린의 낮은 농도와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 등은 결과적으로 신경계 퇴행성 변화에 일조를 하게 된다. 또한 인슐린 농도가 높게 유지되면 알츠하이머병에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게 되는데 이것이 노인반을 일으키는 AP가 된다. 


Amyloid β-derived Diffusible Ligands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가 인슐린 분비가 낮고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있는 것은 Amyloid -derived Diffusible Ligands (이하, ADDLs)라고 하는 oligomers로 신경퇴행성질환과 관련이 있는 prion과 모양과 크기에서 매우 유사하다. ADDLs은 알츠하이머병환자의 뇌에서 인슐린 농도를 낮추고 인슐린저항성을 발생시킨다. ADDLs은 아밀로이드 단백질보다 더 작고 잘 확산되기 때문에 좀 더 독성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건강한 뇌에서는 인슐린은 시냅스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하여 결과적으로 기억력에 작용하지만, ADDLs이 시냅스에 결합을 하면 시냅스의 모양을 바꾸어 기능이상을 일으킨다. 바뀌어진 시냅스의 모양 때문에 인슐린이 효과적으로 결합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인슐린저항성을 만든다는 것이다. 

ADDLs은 신경 시냅스의 가소성을 감소시키고 산화성 손상을 일으켜서 결과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타우단백질의 과인산화(AD-type tau hyperphosphorylation)를 발생시킨다[16]. 실제로 ADDLs가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269Korean Clinical Diabetes없는 신경세포는 적절한 양의 인슐린 수용체 숫자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슐린과 콜린성 가설 

콜린성 가설이란 알츠하이머병이 아세틸콜린의 감소가 혈당의 이상과 인슐린 저항성으로부터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세틸콜린은 알츠하이머병에서 감소되어 있는 대표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은 아세틸콜린을 합성시키는 콜린 아세틸트렌스퍼라아제(choline acetyltransferase)의 발현을 자극한다. 그러므로 적은 인슐린 농도와 낮은 인슐린 수용체의 민감도는 아세틸콜린의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어 알츠하이머병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보일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과 당뇨병에서의 Reactive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RAGEs)와 산화성 손상 경로 

 알츠하이머병과 당뇨병 사이의 연관성은 산화성 손상이 증가되어 있고 RAGEs의 양이 증가되어 있는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RAGEs는 환원된 당이 단백질의 아미노 그룹과 반응해서 만들어지는 매우 불안정한 물질이다[19]. RAGEs는 주로 말초신경과 망막혈관, 신장, 당뇨병환자들의 중추신경에 있는데, RAGEs가 free radicals과 같이 반응하면 산화성 손상을 조장하게 되고 이것이 다시 세포 손상을 이끈다고 알려져 있다[20,21]. 당뇨병환자들은 RAGEs에 의해 결과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그러나 산화성 스트레스 자체도 다시 RAGEs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2. 또한 RAGEs는 AP와 NFT자체에서도 발견이 되지만 또한 AP와 NFT를 변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2형 당뇨는 RAGEs의 생성을 가속화시키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의 CSF나 혈청에서 RAGEs는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생체 표지자가 될 수 있다.


결 론 

대사증후군, 인슐린저항성, 제2형 당뇨병과 연관된 알츠하이머병은 일종의 신경 내분비적인 질환이다. 이 질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츠하이머병에 존재하는 병리적 기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간단하게 제2형 당뇨와 알츠하이머병이 연관된 공통적인 기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위 결과들을 미루어 볼 때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 및 위험 감소를 위한 인슐린부족이나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의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대사증후군을 포함한 위와 같은 내적 상태는 결과적으로 뇌 인지기능과 관련된 부위에서 인슐린에 대한 반응의 이상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발생시키게 된다. 


이런 연결고리를 감안한다면 당뇨병과 고혈당 상태를 조절하는 것이 다양한 수준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조절할 수 있고, 알츠하이머병에서 인슐린 조절 또는 이를 이용한 치료법이 새로운 보조요법 또는 기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남형철 기자 hch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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