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커뮤니티 케어, 원격진료, 의료전달체계 등 여러 의료정책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적정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자금 운용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자금 운용계획 없이 시행하거나 계획이 있음에도 밝히지 않는 것은 문제다.
정부는 1970년대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면서 관행수가의 30% 정도에서 시작해 의료계와 많은 갈등을 빚었다. 현재 정부가 진행하는 정책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의료전달체계의 핵심은 피라미드형 의료 공급체계다.
현재 거대한 상급종합병원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중간에 끼어 있는 2차 병원, 요양병원, 1차 의료기관의 경영도 매우 어렵다.
가장 시급한 것은 추가적인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의료공급자의 불만을 없애야 합의가 가능하고 진행이 가능하다.
정부는 각종 의료제도와 정책사업을 시행하기에 앞서 재정 투입 계획을 세워야 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3대 비급여, 상복부 초음파, 하복부 초음파, 뇌 뇌혈관 MRI 등 비급여의 급여화에 들어간 비용이 1조 9천억원 정도라고 한다. 이 비용을 의료전달체계 개선 혹은 커뮤니티 케어, 원격의료 등 각종 의료정책사업을 진행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원격의료를 통해 생활의 불편함을 덜었다면 그 비용을 IT 산업이 모두 가져가게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의사에게 그것을 나누어주는 것이 잘못일까?
책임과 규제는 많은 데 비용은 받을 수 없는 원격의료사업에 어떤 의사가 참여하겠는가.
건강보험 수가를 정상적인 진료비 형태로 원격지 의사와 현지 의사 모두에게 줘야 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는 시간과 고통을 덜 수 있어 이득이다.
커뮤니티케어는 어떨까? 이 제도를 통해 이득을 보는 것은 환자다. 입원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의 도움을 집에 누워서 받을 수 있으니 환자들은 편리하다.
누워 있는 환자를 이송하는 데 드는 인건비와 교통비를 생각해 보자. 사설 앰뷸런스 이송비는 일반적인 교통수단의 5배다. 앰뷸런스 이송비를 무료로 해 달라고 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행위가 아니다.
커뮤니티 케어든 원격의료든 의료전달체계든 의료 공급자에 대한 적절한 대우가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대우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국민이 이익을 보는 만큼, 편리한 만큼, 비용을 지출할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적절한 대우를 하지 않은 채 노동을 시키고, 임금을 주지 않으려는 것은 갑질하는 악덕 기업주와 다를 바 없다.
의료공급자들도 바뀌어야 한다.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하루 진료하는 숫자와 하루 수술하는 숫자를 줄여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적어도 사회주의 의료체계에서는 그것이 합리적이다.
대박 식당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밀려드는 손님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접촉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의료행위가 박리다매 식당과 다르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환자와 소통하는 데 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3분 진료를 15분으로 늘리고, 하루 수술 건수를 제한하며, 내시경이나 각종 검사 역시 현재의 최대 가동치에서 50% 이하로 줄여야 한다.
동시에 진료비, 수술비, 검사비 등을 정상화 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건강보험료가 아닌 별도의 재정을 투입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2020년 국가 예산안이 513조 5천억 원이라고 한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국가의 안정을 위해 0.39%인 2조 원을 추가로 지출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의료를 소모품이라 생각하지 않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건강보험료 외에 별도로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
지금 투입하는 정부의 건보 부담률(14%) 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입하는 것이 합당하다.
출산 장려를 위해 150조 원을 쓰고도 효과가 없다고 한다. 1조 9천억을 들여 비급여를 급여화해도 건보지출은 늘고, 실손보험은 더욱 적자라고 한다.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집중현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정부도 의료계도 한 가지 사안에 몰두해 갈등만 일으키며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통합적인 시각과 함께 발상의 전환으로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을 떼길 바란다
출처 : 의협신문(http://www.doctor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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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묻고 약국으로… ‘디지털 자의적 판단’이 불러올 의료 재앙 — 현장 약국·전문가 인터뷰와 사례로 본 현실 AI가 ‘가짜 전문의’가 된 사회최근 환자들이 병원에 가기 전 스마트폰을 켜고 생성형 AI에게 증상을 묻는 풍경이 일상이 되고 있다. AI의 답변을 근거로 약국에서 일반의약품(OTC)을 직접 구입해 복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새로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AI 조언에 의존한 60대 환자서울에 거주하는 62세 A씨는 혈압약과 혈액 응고 저해제를 복용 중이었다. 무릎 통증이 심해지자 AI에게 증상을 입력했고, “NSAIDs 성분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약국에서 해당 성분이 포함된 진통제를 구입해 복용했지만, 며칠 뒤 갑작스러운 위장관 출혈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의료진은 “기존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복용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지현 교수(신경과, 이대서울병원) “AI는 확률적으로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들어낼 뿐, 환자의 혈액 수치나 신장 기능 같은 개별적 상황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잘못된 임상 결과나 허위 용량을 사실처럼 제시하는 ‘할루시네이션’은 의학 분야에서 치명적입니다.” 박민수 약사(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