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의 의성 히포크라테스가 "음식물을 당신의 의사나 약으로 삼으시오"라든가 "음식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라고 한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시대가 왔다.
음식물이 원인인 저혈당증은 음식물의 개선 없이는 고칠 수 없음은 이미 언급했지만,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암을 예방하는 식사법」을 커다란 연구주제로 삼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상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약이나 의사도 고치기 힘든 현대의 난치병인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환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식생활 개선으로 고친다는 새로운 연구를 소개하기로 한다.
오랫동안 병원신세를 졌지만 낫지 않던 병인 나아서 환자 자신도 놀라며 이런 기적이 있을까 하고 기뻐하지만, 그 이유는 알고 보면 간단한 것으로 현대의학이 좁아진 시야를 넓히고 여태까지는 맹목적이었던 영역에 눈을 뜬 소치인 것이다. 식생활 개선으로 심장병의 20%를 감소시키고, 당뇨병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예측은 영양문제위원회의 논리적이고 학술적인 근거에 입각해서 작성된 「미국인의 식생활 지침」에 따르는 경우에 가능한 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식사법을 채택하면 심장병의 99%가 감소될 수 있으며, 당뇨병은 100% 예방할 수 있으며, 이미 이들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80%는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 캘리포니아 장수연구소의 프리디킨 박사는 주장했다.
당뇨병은 고치기 힘든 병이므로 한 번 발병하면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 더 악화되지 않게끔 하는 것이 여태까지의 상식이요 현대의학의 정설이었다. 고칠 수는 없고 겨우 겨우 조정할 수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영국왕립의학조사회의가 연구한 새로운 당뇨병 식사법에 따르면, 웬만한 중증환자가 아닌 이상 식이요법만으로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을 실증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요법은 당뇨병의 혁명적 치료식으로 바다 건너에서는 실제로 많은 환자가 이용하여 효과를 얻고 있다.
새로운 당뇨병 치료식은 HFC 식사법, 즉 섬유질이 풍부한 전분질 위주의 식사법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것이 곧 현미·채식과 같은 것이다.
이런 식사법으로 어떻게 당뇨병을 고칠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지루하더라도 차근차근히 이론적으로 설명해야겠다. 이는 단순히 당뇨병의 치료라는 문제만이 아니라, 올바른 식생활이 어떤 것이냐를 동시에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섬유질의 비만방지 효과는 그것이 당분의 흡수속도를 지연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은 앞서 설명했다. 바로 그 원리가 당뇨병의 예방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예방에 좋은 것이 치료에도 좋다함은 상식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지는 병이기 때문에 혈액 중의 당분의 농도와 섬유질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는 것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당뇨병 환자냐 아니냐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포도당부하시험이라는 방법이 쓰이는데 이것은 포도당을 먹으면 환자의 경우에는 혈당치가 많이 높아지지만, 건강한 사람은 별 차이가 없고 정상적이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의 활동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갑자기 많은 양의 당분이 들어오면 재빨리 처리하여 세포에 넣어두지 못하과 그대로 혈액 속에 남겨 두게 되므로 자연히 혈당치가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혈액 속의 당분의 농도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1dl의 혈액 속에 180mg 이상) 당분은 소변으로 새어나온다. 이것이 당뇨인 것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전분질식품은 소화가 느리고 당분의 흡수가 서서히 되므로 혈액 속의 당분의 농도를 갑자기 높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힘이 약한 당뇨병 환자도 어지간히 견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할부판매'라는 것은 목돈 없이도 비싼 물건을 살 수 있게 유도하는 판매방법이다. 당뇨병 환자도 일정한 칼로리의 영양을 조금씩 여러 번에 나누어 먹거나, 그렇지 않으면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한꺼번에 먹되 그 대신 흡수가 서서히 진행되게끔 장치를 해둫면 마찬가지 결과가 되는 것이다. 바로 그 장치가 섬유질인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알맞는 예가 될지 모르겠으나, 다섯살쯤 되는 어린아이에게 팔뚝만틈 굵은 나무 막대기를 부러뜨리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필경 그 아이는 부러뜨리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당뇨병 환자도 마찬가지이다. 췌장에 있는 인슐린의 생산공장이 비능률적이어서 또는 만들어진 인슐린이 제 구실을 못해서 당분의 처리 능력이 매우 약한 당뇨병 환자가 성한 사람처럼 배불리 먹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린아이에게 팔뚝만한 막대기를 성냥개비 정도의 굵기로 자른 다음 그와 동일한 분량을 준다면, 그 아이는 하나씩 하나씩 잘라 시간이 걸릴 뿐 드디어는 다 부러뜨리고 말 것이다.
당뇨병 환자도 마찬가지이다. 성한 사람이 먹는 것과 같은 양이라도 약해진 당분 처리 능력으로도 소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가능할 것이 아니겠는가? 바로 이러한 원리인 것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전분질 음식물은 혈액 속에 조금씩 서서히 당분을 흘려 보냄으로써 당분의 처리를 쉽게 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