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장에서 흡수된 모든 물질이 일차적으로 유입되는 곳이다. 이 물질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간에서 해독과 분해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장에서 어떤 물질이 전달되느냐에 따라 간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장내유익균은 장에 들어온 나쁜 물질을 분해하고 장벽막을 강화시켜 유해물질의 유입을 막아주므로 장뿐만 아니라 간 건강과도 직결된다.
장에서 흡수된 알코올 또한 간에서 해독작용을 거친다. 만성적 알코올 섭취로 간이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한계를 넘으면 간 조직이 손상되어 알코올성 지방간염AFLD. Alcoholic Fatty Liver Disease이 발생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염과 달리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간 손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 경우 알오콜과 관계 없다고 하여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FLD. Non Alcoholic Fatty Liver Disease이라고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비만, 당뇨와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방간부터 간경화에 이르는 넓은 범위의 염증성간질환을 말한다. 지방간은 과도한 열량 섭취로 간에 지방이 축적된 경우 혹은 비만으로 인한 인슐린저항성이 당질을 지방으로 전환되는 경우에 발생한다.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앓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구의 10~24%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이는 당뇨 환자의 3배에 해당하며, C형 간염과 비교하면 5~10배에 해당하는 유병률이다. 만성적 음주나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과 관계 없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장내 환경, 특히 장내세균의 구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장으로 유입된 유해균 혹은 대사산물이 간의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실험으로 항생제의 유해균 억제기능을 활용해 지방간의 진행을 막을 수 있었다. 항생제 복용을 통하여 지방간의 완화시킬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장내세균이 간 손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이형발효균이 과다하게 형성하는 알코올 때문인 경우다. 장내세균 중 발효균은 크게 동형발효군Homofermentative Bacteria과 이형발효균Heterofermentative Bacteria으로 나뉜다. 동형발효균은 발효과정을 거쳐 젖산을 형성하는 반면, 이형발효균은 젖산과 에탄올알코올을 형성한다. 장내세균총에 이형발효균이 많을 경우, 이형발효균이 계속 형성하는 알코올이 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데도 간경화가 생긴다.
둘째, 박테리아 독성물질이 일으키는 염증반응 때문인 경우다. 그람음성군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지질다당류LPS, Lipopolysaccharide 혹은 내독소Endotoxin는 항원작용과 독성작용을 하는 박테리아 독성물질이다. 지질다당류는 장상피세포와 간세포를 자극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시키는데, 이는 간 손상을 일으키는 염증의 원인이 된다.
셋째, 장벽막 기능이 손상된 경우다. 장상피세포막이 손상되거나 상피세포 간격이 느슨해져 장벽막기능이 약화되면, 간이 알코올과 지질다당류와 같은 박테리아 독성물질에 직접 노출된다. 알코올과 지질다당류와 같은 유해물질은 간세포가 활성산소를 형성하게 만들어 간 손상을 촉진시킨다.
프로바이오틱스의 간기능 개선 효과
프로바이오틱스는 이미 다양한 동물 실험을 통해 간기능 개선의 가능성이 검증되었다.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여 내독소 형성을 감소시키고, 이형발효균 수를 감소시켜 알코올 형성을 막아 간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또한 대사작용을 거쳐 유해물질을 분해하고, 장벽막을 강화하여 유해물질이 간으로 유입되는 것을 예방한다. 산화스트레스로 인한 간의 염증반응도 억제해준다. 인체실험을 통해서도 효과가 증명된 프로바이오틱스는 두 가지 유산균-비피도박테륨 비피둠B. bifidum과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plantarum-이 함유된 제품, 대장균의 일종인 이콜라이 니슬레E. coli Nissle, 8가지 프로바이오틱스가 고농도로 함유된 VSL#3를 꼽을 수 있다.
2007년 《임상소화기내과》지에 실린 인체 실험 논문은 프로바이오틱스가 간기능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다양한 간지로한을 앓는 성인환자 78명에게 VSL#3를 90일간 섭취시켜 간기능 개선 효과를 관찰하였다.
간에서 작용하는 효소 ASTAspartate Aminotransferase, ALTAlanine Aminotransferase, GGTGamma Glutamyl Transferase는 간 건강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간이 손상되거나 파괴되면 AST, ALT, GGT가 방출되면서 이 효소들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알코올성 간경화 환자들이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기 시작했을 때 AST, ALT, GGT 수치가 높았으나, 90일 후에는 수치가 현저히 감소한 것이 보인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중단한 지 30일 되는 시점에 다시 검사했을 때도 간기능 개선 효과는 지속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간암과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2만 명에 달한다. 특히 B형과 C형 간염바이러스는 만성염증을 초래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없이 장기간 방치할 경우 간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 2010년 대한간학회 조사에 따르면, B형 간염바이러스가 한국인 간암 원인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섭취하면 장뿐만 아니라 간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