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육류 및 지방이 성인병의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유기농 식품과 채식에 대한 선호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무공해 채식으로 식단을 바꾸면 혈압과 혈당이 떨어지고, 소화장애와 변비도 사라지며 집중력과 학습 능력도 증대된다는 믿음이 널리 확산되면서 비만 예방과 체중 감량에도 채식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채식은 육식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과 이점이 있다. 그러나 식물성 식품만을 섭취한다고 해서 과연 살이 빠질까에 대해서는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식물성 식품의 대명사인 곡류는 과다하게 섭취하면 비만을 초래하는 식품 가운데 하나이다. 과일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채소류도 조리 과정에서 튀기거나 지지고 볶거나 기름진 소스를 버무리면 얼마든지 고칼로리 식품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두부나 된장 같은 콩으로 만든 식물성 단백질 식품도 조리법에 따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절에서 채식만으로 생활하는 스님 가운데도 비만이 있는 것을 보면 채식이 곧 다이어트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지나친 채식이나 불균형적인 채식은 다이어트에 해로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매끼니마다 밥과 채소국, 그리고 김치와 나물만 먹는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비록 식물성이나마 단백질과 지방을 전혀 섭취하지 못하게 되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도 부족해질 수 있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기도 쉽다. 게다가 국이나 반찬을 짜게 먹는다면 문제는 더움 심각해질 수 있으며 성인병의 예방 및 관리에 도움이 되기보다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이와 같은 불균형적인 채식은 아동 및 청소년의 경우 성장 발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고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 및 출산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식이냐 육식이냐는 단순 논리보다 질적으로 다양한 식품을 적당량 섭취하되, 각자가 처한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평소에 육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경우에는 일부를 채식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반면, 평소에 너무 채식으로 치우친 경우에는 오히려 일부를 육식으로 전환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다이어트 기간 중에는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간에 지방질(기름기)의 철저한 제한과 곡류의 적절한 제한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