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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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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정지태

세상은 늘 두편으로 갈려 싸운다고 생각했다. 진실과 거짓, 보수와 진보 또는 우파와 죄파, 자유민주와 사회주의, 있는자와 없는자, 고용주와 고용인 등등 늘 서로의 이익이 상반되는 집단이 적당한 긴장 관계를 이루며 사회는 전진한다고 믿고 살아왔었다. 


그런데 자신의 처한 위치에 따라 입장이 변하는 사람도 있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입장이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둘다 다 자기 선택의 문제이기는 한데 한 쪽은 사실이라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함이고, 한 쪽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얻기 위함이다. 


어느 쪽이 옳다고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것이 어떤 과학적 사실이 옳지 않다고 밝혀져도 끝내 생각을 바꾸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둘다 사람 살아가는 방식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면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국민이 반쪽으로 갈려 무슨 일이 생겨도 자신의 지지를 바꾸지 않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얼마전 한 대중가수가 음주 운전 사고 후 거짓 진술을 했다가 사실이 밝혀져 지금 곤역을 치르고 있고, 공연취소로 생긴 수백억의 손실을 어찌할 것인지도 문제가 되고 있다. 


며칠전 의사들 모임에 나갔는데 이 문제가 화제로 오르고, 그 가수의 광팬을 자처하는 꽤 나이든 선배 여의사가 윤씨 정부가 잘 못하는 처사라고 맹렬히 비난을 한다. 음주 운전이 잘 못 된 일인데 왜 그걸 두둔하느냐고 했더니, 다른 놈들 음주 운전하다 걸려도 다 구속시키지 않았는데, 이 가수만 구속 시켰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운전자 바꿔치기도 시도했고, 거짓 진술도 해서 죄질이 나쁜 것 아니냐니까 그게 사고 낸 사람의 인지 상정이지 그걸 가지고 강력한 처벌의 기준으로 삼으면 안된다는 말이다.


기가막힌 인권적 변론이고 이론이니 더 이상 분위기 이상해지는 것을 염려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자기 생각에 동의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할 수 없이 원장님 혹 치매온 것 아닌가요?'라는 말을 뱄어서 자리를 파장내고 말았다. 사과하라고 난리를 치는데, 앞으로는 만나지 말자고 하고 나왔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자기 편은 무조건 옳고 상대편을 모두 틀렸다는 편가르기가 만연하고, 정치권이든 행정부 차원이든 이를 적절히 이용해 자기들 이익을 취하고 있다. 진실은 없고, 거짓말과 가짜가 판을 치고 있다. 언젠가 모임에서 이를 걱정했더니 그날 강의를 하신 분이 이런 현상이 세계적 추세이고 우리나라도 그 유행을 타고 있는 것이라 한다. 


신문도 티비도 믿기 힘들어지니 사람들이 자기 입맛에 맞는 유튜브만 찾아 보고 그걸 진실이라 믿고 있어서 이것이 해소되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유죄 판결을 받고도 늠름한 미국 대통령 후보를 보며,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는 듯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 그렇군요.



정지태 

고려의대 명예교수, 사진작가

대한의학회 회장

고려의대 의과대학 학장

대한 소아천식및아레르기 학회 이사장

정지태 개인 사진전 [세상의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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