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태영21내과 양태영 원장
진료실에서 흔히 접하는당뇨병 Q&A
By ENDODOCTOR'S OCTOBER 2025 Vol .03 23
당뇨병환자들에게 흔히 듣는 말이다. 진료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환자의 모든 질문에 충분히 답해 드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또 답해 드리지만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저자가 주로 듣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우리 집안은 당뇨병 내력이 없는데 왜 제가 당뇨병이 생겼을까요?한번 약 먹기 시작하면 평생못 끊는다는데 아직 나이가 젊으니 조금 더 있다가 먹겠다.
Q. 요즘 당뇨병이 늘어가는 추세이고 특히 젊은 연령에서도 많이 발병한다고 하는데, 혈당 조절은 왜 중요합니까?
A. 우리나라 사망원인을 보면 암 다음으로 심뇌혈관질환이 많습니다. 심뇌혈관질환은 주로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혈증(고지혈증) 때문에 발생되는데 이 중에서도 당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결국 당뇨가 있다면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 사망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혈당 조절이 중요합니다.
Q. 그렇다면 당뇨가 있으면 무엇을 관리해야 하나요?
A. 당뇨라는 말 자체는 소변에 당이 나온다는 말이지만, 당뇨병은 혈관이 망가지는 병입니다. 고혈압이나 이상지혈증이 주로 큰 혈관을 망가지게 하는 것이라면 당뇨병은 큰 혈관(관상동맥, 뇌혈관) 뿐 아니라 작은 혈관(콩팥, 망막)까지 손상을 줍니다. 즉 당뇨병 하면 소변으로 나오는 당을 먼저 생각하고, 혈관질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데, 당뇨병은 혈관질환이고 그래서 결국 뇌졸중이나 심장질환뿐 아니라 콩팥과 눈의 망막에까지 문제가 됩니다.
Q. 당뇨병은 초기엔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합병증이 시작된 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기검진을 제때 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특히 더 자주 혈당 측정을 해야 하는 즉, 어떤 경우에 당뇨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A. 당뇨때 잘 나타나는 3다(다음, 다식, 다뇨)라고 하는 증상은 다 아실 것입니다. 그 외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당뇨 초기 즉 1~2년까지는 무증상이 제일 많습니다. 그래서 물을 많이 마신다든지, 갑자기 체중이 빠지는 경우는 당연히 당뇨를 의심해 봐야 하지만, 이런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가족력, 비만, 고혈압 이상지혈증, 거대아를 낳거나 임신때 당뇨가 있는 경우는 최소 6개월마다 혈당 측정을 해 봐야 합니다.
Q. 어떤 병이든 원인을 알면 예방이 가능한데, 당뇨병이란 도대체 우리 몸의 어떤 부분에 이상이 생겨서 발병하는 것인가요?
A. 음식을 먹게 되어 소화가 되면 모든 영양분은 일단 혈관으로 들어간 후 세포로 이동해서 에너지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영양분 중 포도당은 세포로 들어갈 때 그냥 들어가는게 아니고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충분히 있어야 들어가서 에너지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슐린이 부족하면 혈관에 있는 당이 세포로 이동 못하고 혈관 속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되니까 세포는 세포대로 에너지가 부족하고 혈관은 당이 너무 많아 혈관이 막히게 되는 것이 바로 당뇨병입니다. 그러면 왜 인슐린이 부족하냐? 췌장이 망가져서 인슐린이 안 나오든지(인슐린 분비 저하), 인슐린은 그런대로 나오지만 간, 근육, 지방에서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인슐린 저항성), 이런 두 가지가 당뇨병을 일으키는 주원인입니다.
Q. 당뇨병은 유전과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 부모가 당뇨병이면 그 자녀는 몇 %에서 당뇨병이 오는가요?
A.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당뇨병은 인슐린저항성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입니다. 가족 내에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직계 가족들의 당뇨병 발생 위험은 당뇨병이 없는 가족들에 비해 3.5배 높습니다. 쉽게 말하면 당뇨병 발병은 유전과 분명히 관련되며, 30~70%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뇨병 발생에는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 및 비만 또는 과체중도 관여를 합니다. 따라서 유전적인 성향이 강해도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사전에 예방하고 과체중과 비만을 주의한다면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부모님이 당뇨병을 앓지 않는다고 해서 당뇨병 발병 위험이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유전적 성향은 없어도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들이 있다면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비만을 생각하면 서양이 훨씬 비만한데, 왜 한국인이 당뇨병에 취약하다고 하는가요?
A. 우리나라의 당뇨병은 매년 급증이라는 표현이 맞을만큼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만을 생각한다면 서양 사람들이 먹는 것도 그렇고 훨씬 비만한데 왜 한국을 포함한 동양인에게서 당뇨가 더 증가하는가? 동양인에게는인슐린 분비 능력 자체가 서양인에 비해 부족하고, 체형도 서양인은 피하지방이 많은 반면 동양인은 내장지방이 많아서 외견상은 서양인이 더 비만해 보이지만 당뇨 등 건강 측면에서는 내장지방이 많고 인슐린 분비능력이 부족한 동양인이 더 불리하고 당뇨에 더 취약합니다. 또 근육량 역시 동양인이 더 부족한 것도 당뇨병이 더 잘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Q. 어떤 경우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되는 것일까요?
A. 인슐린저항성을 일으키는 이유로는 비만, 운동 부족,노화, 유전요인 등 다양한데, 문제는 인슐린저항성이발생하면 혈당의 증가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고혈압도 발생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뇨가 있는 경우고혈압의 발생이 2~3배 증가하고 고혈압이 있는 경우역시 당뇨 발생이 증가하는 것도 모두 인슐린 저항성과관계가 있습니다.
Q. 당뇨 진단과 치료하는 중에 당화혈색소검사를자주 하는데 당화혈색소란 무엇인가요?
A. 당화혈색소란 혈액 속에 있는 적혈구에 포도당이 붙어있는 정도를 수치화하는 것인데 적혈구의 수명이90~120일 정도 되니까 최근 3개월간의 혈당조절 정도를 알 수 있는 검사입니다. 매일 집에서 혈당을 측정하면서 당화혈색소 검사를 3개월마다 병행하면 혈당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당화혈색소는 쉽고 저렴하게 검사할수 있으며, 목표치는 6.5~7.0% 이하로 맞추면 됩니다.
Q. 당뇨병은 합병증이 문제고, 당뇨합병증은 혈관문제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합병증을 일으키나요?
A. 우리 몸의 혈관, 즉 동맥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분포해있는데, 심지어 당뇨환자는 침에도 당이 많아서 치주염이 잘 발생하고 소변에도 당이 많아 요로 감염이 잘 생깁니다. 신장, 망막 등 작은 혈관은 당뇨가 큰 영향을주고 심장과 뇌 등의 큰 혈관은 당뇨도 역할을 하지만고혈압, 고지혈증(이상지혈증)도 영향을 주므로 당뇨병이 있는 경우는 혈압과 이상지혈증도 항상 신경써야 합니다.
Q. 다른 질환과 달리 당뇨병은 발 관리를 잘해야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보통 사람에겐 잘 발생하지 않은 발의 궤양이 왜 오나? “감각이 무뎌져서 그렇습니다”. 즉 상처가 나도 감각이 무뎌져서 아프지 않기 때문에 치료를 제때 받지못하고, 동맥경화증으로 혈액순환까지 안되다 보니 당뇨환자는 상처치료가 잘 안되는 것입니다. 특히 발은 잘 보이지 않고 신경도 덜 쓰는 부위이므로 당뇨환자는 발도 손처럼 자주 관찰하고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Q. 당뇨병은 합병증도 많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환임에도 왜 당뇨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미루는 사람이 많을까요?
A. 당뇨병인 줄 모르고 지내다가 안과, 피부과, 심장내과 혹은 우연히 맹장수술이나 교통사고로 입원 중에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도 있지만 실제 상당수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건강검진에서 주의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치료를 늦추는 분들입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약은 한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못 끊는다는 생각 때문에 민간요법 만으로 버티다가 오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늦게 약물을 복용하기 때문에, 즉 이미 합병증이 진행된 상태에서 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약을 끊을 수 있는 단계를 이미 넘어선 것입니다. 빨리, 초기에 약물이나 인슐린을 시작하고 식사와 운동을 꾸준히 하면 약을 끊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끊지는 못하더라도 합병증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Q. 당뇨병은 무엇보다 운동과 식사관리가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당뇨병! 처음 진단받게 되면 어떻게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하나요?
A. 당뇨병은 ‘치료’라는 말도 사용하긴 하지만 좀 더 광범위한 의미로 ‘관리’라는 표현이 더 적절합니다. 과거엔 단계별로 치료방침을 정했습니다. 즉 처음 진단 후 1~2개월간은 식사와 운동으로 시도해 보고 안되면 약 투여하고, 약도 처음엔 한가지 제제로 안되면 두 가지, 세 가지로 늘리고, 약으로도 안되면 인슐린, 이렇게 하다 보니 6개월간은 혈당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방비로 지낸 경우가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10~20년 지난 후에 봤더니 초기에 치료가 잘 되지 않은 환자들이 합병증이 더 많이 생기는 현상을 알게 되었습니다(Legacy 효과). 그래서 요즘은 당뇨병으로 진단되면 환자의 특성(초기 혈당 상태, 합병증, 인슐린 분비량, 저항성)에 따라서 운동, 식이요법으로만 가능한지 혹은 바로 약물 혹은 인슐린을 투여해야 할지를 판단해서 치료를 시작합니다. 이런 초기 적극 대응이 10~20년이 지난 후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예전엔 단계별로 했지만 지금은 맞춤형으로 바로 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정답입니다.
Q. 음식을 너무 제한하다 보면 저혈당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저혈당은 어떤 경우에 나타나는가요?
A. 저혈당은 당뇨관리를 적극적으로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두번은 경험하게 되는데 당뇨병이 15년 이상 된 경우, 특히 뇌혈관이나 심장이 안 좋은 경우는 당이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약물 조절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당뇨병은 개인별로 특화된 치료를 해야 합니다. 반복적인 저혈당은 치매나 심장질환을 더 악화 시킬 수있기 때문에 비슷한 연령이라 하더라도 합병증이 얼마나 있고 당뇨가 몇 년 되었는지, 인슐린 분비는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에 따라서 목표 혈당 수치가 달라야 합니다. 그래서 당뇨 조절을 개별화 혹은 맞춤형이라는표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Q. 어떻게든 혈당만 잘 조절하면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을까요?
A. 심장과 뇌 등의 큰 혈관은 당뇨병도 영향을 주지만 고혈압, 이상지혈증도 영향을 주므로 당뇨가 있는 경우는혈압과 이상지혈증도 항상 신경 써야 합니다. 미국 하버드의대에 조슬린 당뇨센터가 있는데 이곳에선 10년동안 합병증 없이 당뇨관리를 잘하면 메달을 주면서 축하해 주는 행사가 있습니다. 당뇨 조절뿐 아니라 혈압,이상지혈증도 함께 잘 조절해서 합병증이 오지 않도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임신 중인 산모는 당뇨가 없는 경우라도 기본적으로 혈당 검사를 받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당뇨가 없는 산모라 하더라도 임신 24~28주가 되면 당뇨 검사를 하는데, 이때는 그냥 혈당만 재는게 아니라 50~100g 포도당을 섭취한 후 혈당을 잽니다. 비만하지않거나 식사를 과하게 하지 않아도 임신 중에 태반 호르몬이 일부 산모의 인슐린 작용을 억제시켜 임신성당뇨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임신성당뇨가 중요한 이유는 4.5kg 이상의 거대아 출산, 선천성기형의 발생이증가할 수 있으며, 출산시 신생아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임신성당뇨 역시 빨리 발견하면 인슐린주사를 맞지 않고 식사와 운동으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통계도 그렇고, 제 경험으로도 10명 중 8~9명은인슐린 주사 없이 식사와 운동만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었습니다. 임신성 당뇨병이 있는 산모는 출산 후 본인이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Q. 당뇨병은 암과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A. 당뇨병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암뿐 아니라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걱정할 만큼의 수준은 아닙니다. 당뇨병을 진단 받아도 혈당관리와 체중관리를 잘하면,암발생의 위험도 낮출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 있는 분은 적극적인 혈당 및 체중조절과 함께 정기적인 암 검진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