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이 심혈관질환(CVD) 위험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임상과 건강검진 현장에서 널리 사용돼 온 체질량지수(BMI)나 단순 허리둘레는 체지방 분포와 신체 구성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새로운 비만 평가 지표인 '체중 보정 허리둘레 지수(Weight-Adjusted Waist Index, WWI)'가 기존 비만 지표들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상대적으로 더 잘 구분할 수 있는 지표라는 결과가 제시되었다. 해당 연구는 영국의 공중보건 학술지 BMC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WWI란 무엇인가
WWI는 허리둘레를 체중의 제곱근으로 나눈 값으로 산출되는 인체 측정 지표다. 동일한 허리둘레를 가진 사람이라도 체중에 따라 WWI 값이 달라지며, 이를 통해 체중 대비 복부 지방 축적 정도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다.
전통적인 BMI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지방량과 근육량을 구분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단순 허리둘레 역시 체중 구성이나 지방 분포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반면 WWI는 복부 지방 분포와 체중을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기존 비만 지표를 보완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심혈관질환 위험 예측에서 WWI의 상대적 우수성
이번 연구는 영국의 대규모 건강 데이터베이스인 UK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심혈관-신장-대사증후군(CKM) 0~3단계 대상자 13,064명을 평균 15.4년간 추적 관찰해 수행됐다.
연구진은 WWI를 포함해 심장대사 지수(CMI), 허리둘레-키 비율(WHtR), 원추형 지수(CI), 상대적 지방량(RFM), 내장지방 지수(VAI), BMI, 허리둘레(WC), 지질 축적 지수(LAP) 등 9가지 비만 관련 지표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WWI를 비롯한 여러 비만 지표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증가와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으며, 이 가운데 WWI가 가장 강한 연관성과 가장 높은 위험 구분력을 나타냈다. 조정된 위험비(HR)는 1.33으로, 다른 지표들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다음으로는 심장대사 지수(CMI)가 상대적으로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특정 집단에서 더 두드러진 연관성
하위집단 분석에서는 60세 미만이거나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대사증후군을 가진 참가자에서 WWI와 심혈관질환 위험 간의 연관성이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WWI가 특정 인구 집단에서 초기 심혈관 위험 평가에 유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의 의미
이번 연구는 체중과 허리둘레를 함께 고려한 인체 측정 지표가 기존 BMI나 단순 허리둘레보다 심혈관질환 위험과 더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음을 장기 추적 코호트 자료를 통해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WWI가 간단한 신체 계측만으로도 초기 심혈관 위험 계층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우수한 인체 측정 지표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