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 변화가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형 당뇨병은 당뇨병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과는 달리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아주 적게 분비되거나 거의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 면역 질환이다.
미국 매클린 병원(McLean Hospital) 정신의학 기술 연구소 뇌·인지 건강 기술 연구실의 로라 저민 교수 연구팀이 1형 당뇨병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15일 동안 디지털 혈당 센서를 이용해 5분마다 이들의 혈당 수치를 점검하고 스마트폰의 인지기능 검사법으로 하루 3번 인지기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혈당 변화가 인지 처리 속도(CPS)와 집중력 지속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혈당이 매우 높거나 낮을 때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지 처리 속도만 떨어질 뿐 집중력 지속에는 영향이 없었다.
이는 인지 처리 속도는 순간순간의 혈당 변화에 반응하지만, 집중력은 낮거나 높은 혈당이 보다 긴 시간 지속될 때만 영향을 받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 차이는 있었다. 나이가 많거나 건강에 다른 문제가 있는 환자일수록 혈당 변화가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1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정상 범위보다 약간 높을 때 인지기능이 최고 수준에 이른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혈당이 건강에 적정한 수준을 조금 넘어설 때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일 수 있는 만큼 중요한 발견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유는 우리의 뇌는 익숙해진 혈당 수준에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따라서 뇌가 익숙해져 있는 혈당 수준을 정상 수준까지 낮추면 인지기능이 최고에 이르는 혈당 수준도 낮아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npj 디지털 의학'(npj Digit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