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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과 약봉지, 재앙을 막기 위한 두 가지 방법

2025년 12월, 대한민국 시계는 마침내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 령 인구 비중이 전체의 20.3%를 넘어섰다. 길거리를 지나는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의 막이 오른 것이다. 30년 전만 해도 '백세시대'는 막연한 축복의 구호였다. 하지만 지금, 병원 현장에서 목격하는 장수의 민낯은 사뭇 다르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Live Long)이 아니라, 건강하게 기능하며 사는 것(Live Well)이 화두가 된 지금, 우리는 시니어 건강을 위협하는 두 가지 거대한 덫을 직 시해야 한다. 바로 '다제약물(Polypharmacy)'과 '근감소증(Sarcopenia)'이다.



- 초고령사회 대한민국,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


첫 번째 덫: 약이 독이 되는 순간

"소화가 안 돼서 소화제를 먹고, 속이 쓰려 위장약을 추가 하고, 그러다 보니 어지러워 빈혈약을 먹었는데..."

진료실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5개 이상의 약물 을 복용하는 비율은 40%를 상회하며, 10개 이상을 복용하 는 '다제약물' 환자 역시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처방 연쇄(Prescribing Cascade)'다. A약물의 부작 용을 새로운 질병으로 오인하여 B약물을 처방하고, B약물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C약물을 추가하는 악순환이다. 아산병 원 노년내과의 연구에 따르면, 다제약물 복용 노인은 그렇 지 않은 노인에 비해 입원 위험이 18%, 사망 위험이 25% 높 았다. 특히 노년기에 흔한 향정신성 약물과 항히스타민제의 무분별한 혼용은 낙상과 섬망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두 번째 덫: 당신의 다리가 무너지고 있다

'근감소증'과거에는 나이 들어 살이 빠지는 것을 자연스 러운 노화로 여겼다. 하지만 2021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KCD)에 '근감소증(코드 M62.84)'이 등재되면서 이는 명백 한 질병으로 규정되었다.

근육은 단순한 신체 지지 기관이 아니다. 우리 몸의 가장 큰 에너지 저장소이자,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질병관리청과 대한노인병학회의 자료를 종합하면, 80세 이 상 노인의 약 20% 이상이 근감소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 산된다.


근감소증이 무서운 이유는 '도미노 현상' 때문이다. 허벅지 근육이 줄어들면 무릎 관절에 하중이 쏠려 관절염이 악화되 고, 활동량이 줄어들며 심폐 기능이 떨어진다. 균형 감각 저 하로 인한 낙상은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며, 이는 노년기 사 망률을 급격히 높이는 시발점이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 세지만, 아프지 않고 사는 '건강수명'은 7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인생의 마지막 10년을 병상에서 보내지 않으려면 어 떻게 해야 할까?


1약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려면해답은 명확하다, 더하던 것은 빼고, 빠져가던 것은 더해 야 될 것이 왔다. 이 역시도 약과 근육을 일컫는다. 그럼 구 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 의약, 뺄 시간

이제는 '더하는' 의학이 아니라 '빼는' 의학이 필요하다. 영 국이나 캐나다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미 '디프리스크라이 빙(Deprescribing, 처방 중단)'이 표준 치료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불필요한 약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보약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주치의와의 소통이다. 여러 병원 을 전전하는 '의료 쇼핑'을 멈추고, 나의 모든 약물 리스트를 통합 관리해 줄 주치의를 정해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는 의 사에게 "이 약이 꼭 필요한가요?"라고 묻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하며, 정부는 통합적인 약물 관리 시스템을 더욱 강 화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처방 아래' 진 행하는 것이며, 환자가 자기 임의로 약을 줄이는 것은 절대 로 추천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환자의 몫 만은 아니다. 의사 와 약사 등 전문가들 역시 환자의 궁금증과 질문, 심지어 의 구심까지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모든 과정이 치료이 기 때문이다.

• 근육, 더할 시간

근육이 중요한 점은, 근감소증은 노화와 함께 다양한 만성 질환 및 노인성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근감 소증은 근육량, 근력 등의 감소로 신체 기능 저하 및 장애를 초래하여 1) 다양한 ‘활동 제한’으로 독립적인 활동을 힘들게 하고, 2)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며 복부의 지방 축적을 특 징으로 하는 체중 증가가 발생하게 되는 '근감소성 비만'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활동 제한은 근육량뿐만 아니라 근력(근육의 힘) 과 근파워(순발력)도 감소하게 되어 발생하는데, 근육의 힘 과 순발력의 감소는 걷는 속도를 감소 시키고, 낙상 위험을 증가 시켜 신체활동 저하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운동과 '단 백질 뱅킹(Banking)'이 중요하다. 한 살이라도 젊어서 돈을 저축하듯, 근육을 저축해야 한다. 체중 1kg당 1.0~1.2g의 단 백질 섭취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따라서 나이 들수록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 족하기 쉬운 동물성 단백질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동물 성 단백질은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을 통하여 섭취된다. 동물성 식품에는 육류(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와 생선, 우유, 달걀 등이 있는데, 특히 육류 및 가공육의 경우 포화지 방, 콜레스테롤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되어 있어 동물 성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따라 서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는 일반 식사 시 지방이 적 은 육류나, 생선류 등을 섭취하면 좋다. 그러나 일반적인 식 사만으로는 근감소 예방을 위해 건강한 고령자에게 권장되 는 체중 kg 당 1.0-1.2g의 단백질 섭취를 하기에는 부족하 다. 이러한 경우에는 콜레스테롤이나 나트륨, 지방을 뺀 동 물성 단백질 원료로 개발한 제품들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은퇴(Retire)'를 '또 다른 시작(Re-tire)'으로

새로운 30년의 은퇴는 '끝(Retire)'이 아니라 '타이어를 갈 아 끼우는(Re-tire)' 시간이다. 2026년을 바라보는 지금, 시 니어들더 낡은 타이어를 버리고 고성능 타이어로 갈아 끼울 때다.

초고령사회는 공포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준비 된 자에게 노년은 '쇠락'이 아닌 '성숙'의 시간이다. 지금 당신의 약봉지와 근육을 점검하라. 그것이 100세 시대를 건너 는 가장 효과적인 생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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