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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수비대, 장내유익균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균은 크게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 유해균, 무해균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말 그대로 유익균은 인체에 이로운 균이고, 유해균은 인체에 해를 주는 균, 무해균은 몸에 살고 있지만 해를 끼치지도 유익한 기능을 하지도 않는 균이라 하겠다.

  지구상에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체의 궁극적인 존재 의미가 '생존'과 '종족번식'이듯이, 세균도 예외가 아니다. 세균은 이 두 가지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영양분을 섭취하고 배설한다. 균들이 무언가를 먹고 배설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에 해로운 것은 없애고 도움이 되는 대사산물을 형성하는 경우를 유익균이라 부른다. 반대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만들고, 인체에 중화시킨 발암물질을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유해한 작용을 하는 세균을 유해균이라 일컫는다. 장에는 이러한 유익균, 무해균, 유해균이 모두 자리잡고 있다. 유익균이 유해균의 해로운 작용을 막으면서 서로 균형을 이루며 지내는 것이다.

  장은 영양분이 인체로 들어오는 통로면서 또 한편으로 유해균의 침투가 일어나는 곳이기에,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은 흡수하고 유해한 물질은 막아내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즉 장은 좋은 흡수는 잘되게 하고, 나쁜 흡수는 막아야 하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이때 장내유익균은 장벽막을 강화시키는 한편, 유해균을 억제하여 이러한 딜레마에서 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외부적인 요인으로 유익균의 수가 줄어들면 장내 환경의 균형이 깨지고, 더 이상 세균 간의 조화로운 공존이 불가능해진다. 다들 한 번쯤 항생제를 먹고 며칠 후 변이 묽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로 장내세균이 항생제에 손상되어 음식물의 대사작용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다.

  우리 몸은 유해균의 공격과 유익균의 방어가 24시간 일어나는 전쟁터다. 우리 몸을 성에 비유한다면 튼튼한 몸을 둘러싼 피부는 성벽이고, 장은 바로 성으로 들어오는 입구다. 이 입구는 성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해주는 통로로 식량이 유입되는 곳이자 적들의 침입이 가장 용이한 곳이다. 이 성문을 지키기 위해 면역세포의 80%가 성문 안쪽에 배치되어 있다. 위장관의 표면에는 표면적을 넓게 하여 영양분의 흡수가 효율적으로 일어나도록 수많은 주름이 잡혀 있다. 주름을 고려하여 위장관 전체 표면적을 계산하면 300~400m2에 이른다. 테니스 코트보다 더 큰 면적인데, 이 넓은 곳에 장내세균이 서로 어울려 산다. 

  장내유익균은 성문을 지키는 든든한 수비대다. 위장관에 사는 유익균은 다양하며, 위치에 따라 수와 역할이 다르다. 보통 소장·대장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데, 소장에서 대장으로 갈수록 수가 점차 증가한다.


구강

구강에 존재하는 세균의 종류는 500가지 이상으로 다양하다. 구강점막과 치아에는 균들이 살고 있고, 타액 1mL에 들어 있는 균만 해도 수천~수백만 개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이 질환을 일으키지 않는 상주균이다. 하지만 스트렙토코커스 무탄스균Streptococcus mutans이 증가하면 이가 썩는 치아우식증이 발생하며, 포르피로모나스 긴기 발리스균Porphyromonas gingivalis과 같은 유해균의 수가 증가하면 잇몸질환과 구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소화관의 다른 부분에 비하여 위는 세균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상주균 또한 적은데, 이는 위의 환경이 다른 곳과는 현저히 다르기 때문이다. 소장·대장처럼 장벽에 상주균이 존재하면서 유해균이 장벽에 부착되는 것을 방지하는 경우와는 다르게, 위는 강한 산을 분비함으로써 음식물을 분해하는 소화기능과 유해균을 파괴시켜 소장에 도달하지 않도록 하는 보호기능을 동시에 담당한다.


소장과 대장

소장은 길이가 6~7m에 이르는 소화관으로 영양분의 소화와 흡수가 일어나는 중요한 부분이다. 유익한 장내세균은 이곳에서 면역조절과 유해균의 침입을 막는 기능을 담당한다. 대장은 소화 과정 중에 수분 흡수를 담당하는데, 장내세균 대부분이 이곳에 살면서 미처 분해되지 못한 음식물의 대사와 발효, 약물의 분해를 담당한다.




  대변은 수분 75%와 장내세균 15%, 기타 잔여 음식물이나 죽은 세포 10%로 이루어져 있다. 장내세균의 대부분은 상주균이고, 유해균은 소수다. 수분과 장내세균을 제외한 10%는 소화되지 않는 음식물이나 죽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대변의 독특한 황토색은 우로빌리노겐Urobilinogen 때문이다. 우로빌리노겐은 간에서 만들어진 빌리루빈Bilirubin 색소가 담도를 거쳐 장으로 배설된 뒤, 장내세균에 의해 대사된 물질이다. 따라서 장내에 유산균이나 탄수화물이 많으면 우로빌리노겐이 산성화되어 대변이 황금색을 띠고, 육류 섭취가 많으면 염기성을 띠어 갈색으로 변한다.

  장내세균의 전체 무게는 1kg을 넘고, 수는 100조에 달한다.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체의 대사작용에 직접 관여하는 중요한 존재다. 



심화 상식

제산제는 장에 좋을까?

대머리독수리는 죽어가는 동물의 머리 위에 큰 원 모양으로 서서히 날면서 먹잇감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대머리독수리는 이미 죽어서 부패된 짐승을 먹고 사는데도 사람과 달리 식중독에 걸리는 일이 없다. 왜일까? 비밀은 바로 위에서 분비되는 위산에 있다. 대머리독수리의 위는 강산을 분비하여 썩은 고기에 들어 있는 독소나 유해균을 효과적으로 파괴시킬 수 있다.

대머리독수리에 비하면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에게도 위산은 몸 안에 들어온 유해물질을 분해하는 1차 방어선이다.

하지만 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산제는 이 중요한 보호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위염이나 속쓰림 때문에 제산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유해균이 우리 몸에 쉽게 침입할 수 있어 장에 탈이 나기 쉽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위산의 분비가 효율적으로 일어나지 못해 잦은 설사가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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